"여보, 나 자기 크리스마스 선물 샀어."
아내님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건 플레이스테이션5!
"와, 진짜? 뭔데?"
"지금 줄게. 짜잔."
아내님이 수줍게 내민 손. 거기에 담긴 건 속옷 두 장이었다.
"우… 와… 아…"
"이거 소재도 좋고 진짜 편하대."
"고마워. 내 속옷들 좀 오래되긴 했지."
그런데, 안방을 보니 처음 보는 옷가지들이 수북이 널려 있었다.
"저 옷들은 뭐야?"
"아, 이거 세일해서 샀어. 내 점퍼랑, 스웨터랑, 바지랑, 긴팔 티셔츠랑 뚠뚠이 티셔츠랑..."
속옷 두 장과 옷 한 아름.
차이가 좀 나긴 하지만.
진짜 고마워, 여보.
나를 잊지 않아서.
나와 내 낡은 속옷을 기억해 줘서.
마더 테레사는 말했다. "얼마나 많이 주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랑을 담는지가 중요하다."
속옷 두 장에 담긴 아내님의 마음에, 나는 망글망글해진다.
사진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