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받은 패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찮다
요즘 아이와 우노 게임을 자주 한다. 게임을 하면서 아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카드를 섞고 나누어 가지는 순간, 아이의 표정은 운명 앞에 선 사람처럼 진지해진다. 특수 카드가 손에 쥐어지면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고, 평범한 숫자 카드만 잔뜩 받으면 한숨이 폭 새어 나온다. 첫 패를 받는 그 짧은 순간에, 아이는 이미 승부를 점친다.
그런데 막상 게임이 시작되면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좋은 패를 받고도 어이없이 지는 때가 있고, 별 볼 일 없는 카드로 기막힌 역전승을 거두기도 한다. 아이의 감정은 그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탄다. 예측할 수 없는 승부 앞에서 짜릿함과 허탈함을 배운다.
문득 생각해 보니 우노 게임은 인생을 꽤 닮았다. 우리는 매일 아침 새로운 카드 패를 받는다. 어떤 날은 운이 좋아 보이는 하루를, 어떤 날은 시작부터 꼬인 것 같은 하루를 맞는다. 하지만 중요한 건 처음 받은 패가 아니라, 그걸 어떻게 쓰느냐다.
오늘 받은 패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찮다. 내일은 또 다른 기회가 온다. 중요한 건 하루하루 성실히 카드를 내며 게임에 임하는 자세다.
아이는 지금 카드 한 장 한 장에 일희일비하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다. 게임의 진짜 재미는 변수에 있다는 것을. 마지막 순간까지 아무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으니, 어떤 패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그게 우노가, 그리고 인생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닐까.
사진: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