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에 빠지는 나를 건져내는 건 결국 사랑
자본주의에서는 필연적으로 돈의 총량(통화량)이 증가합니다. 중앙은행이 돈을 계속 찍어내서 시중에 돈을 불릴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경제가 커질수록 고가의 물건과 서비스가 생겨나므로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사용해야 하고, 은행에서 대출도 늘어나는데 '이자'까지 갚으려면, 그만큼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통화량이 팽창하여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지속적으로 올라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 부르고요.
인플레이션은 늘 우리와 함께 합니다. 심한지, 적정한지의 문제일 뿐 헤어질 순 없는 거죠.
따라서 자본주의에서 현금을 오래 쥐고 있는 선택은 비합리적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어나는 돈이 스스로의 가치를 훼손할 테니까요.
물가 상승과 궤를 맞추어 가치를 유지하는 자산, 생산 수단인 자본재에 투자해야 나의 재산을 지키고 불릴 수 있어요.
인플레이션에는 ‘팽창’라는 단순한 뜻도 있습니다.
특히 빅뱅 이후 우주의 급격한 팽창을 Cosmic inflation이라고 부르더군요. 우주 초기의 매우 짧은 순간에 일어난 급격한 팽창을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우주가 지속적으로 가속 팽창하고 있음이 밝혀졌고요.
우주 공간이 끊임없이 확장되고 물질과 별의 탄생이 늘고 있다면, 우리 존재의 가치도 점점 더 미약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주적 잡념이 생겼습니다.
자본주의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 가치 하락 극복을 위해 우량 자산에 투자하는 것처럼 우주 인플레이션에 따른 존재 가치 훼손을 탈피하기 위한 해법이 있을지 궁금했던 것이죠.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사랑에 힘 쏟자는 결론이 나왔어요.
작은 사랑을 꾸준히 나눈다면 복리로 불어나 가속 팽창하는 우주 속에서 나의 존재감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우주적 관점에서 존재의 유한함과 무력함을 생각하다가 허무에 빠지는 나를 건져내는 건 결국 사랑이더라고요.
그러하니 우리 모두, 투자하고 사랑합시다. 작은 머리와 심장 그러 모아 세계를 극복하자고요.
사진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