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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Apr 17. 2021

그랩, 택시 호출 서비스에서 핀테크 기업으로 거듭나다!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미국의 우버는 꽤 유명한다. 그런데 우버를 꺾은 기업이 동남아시아에 있다면 믿으시겠는가? 바로 그랩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한 택시 호출 서비스 기업인 그랩은 현재 핀테크 산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말레이시아를 넘어 동남아시아지역의 앱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기업가치는 44조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가치도 충분히 뛰어넘을 것으로 예견된다. 그랩은 2012년에 비즈니스를 시작해서 이제 10년이 채 되지 않은 회사이다. 그런데 대체 어떤 서비스를 하길래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랩의 탄생과 성장과정, 미래에 대해서 짚어보도록 하자. 



 Ⅰ. 그랩의 탄생과 창업주


그랩의 뜻은 "붙잡다. 잡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랩은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된 차량 공유 서비스로 2012년 앤서니 탄에 의해 설립되었다. 앤서니 탄은 말레이시아의 닛산 자동차 딜러사인 탄총 자동차 회사의 막내아들로 외국인 친구가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을 때 택시를 잡기도 어렵고 바가지요금을 불신한다는 말을 듣고 아이이어를 얻어 시작하게 되었다. 

< 그랩의 공동 창업자 앤서니 탄(좌) , 후이링 탄 (우) > (출처 : 구글 이미지)

앤서니 탄은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에서 재학 당시 교내 경진 대회에서 사업 계획을 제출해 2위에 올랐고 사업 자금 대회에서도 수상해 상금 2만 5천 달러와 자신의 돈을 보태서 하버드 대학교 동문인 후이링 탄과 함께 그랩 택시를 설립했다. 

< 그랩 개요 > (출처 : 구글 이미지)

그랩은 비즈니스 모델은 택시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택시를 잡는 불편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우버와는 다르다. 우버는 자기 소유의 차를 이용해서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기존 운수업과는 경쟁하게 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2013년에는 필리핀에 Grab Taxi라는 이름을 달고 진출했다. 이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지에도 진출하면서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갔다. 말레이시아에서는 My Teksi, 그 외 국가에서는 Grab Taxi로 불렸다. 

< 그랩 바이크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콜택시 앱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호출 이후 차량 대기 시간의 문제 및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 2014년에는 Grab Car라는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직접적인 운수업체로 발전하게 된다. 이후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GrabBike, 소형 화물 배달 서비스인 GrabExpress도 개시하였다. 2016년에는 전체 비즈니스를 Grab이라는 브랜드로 통합했고 현재까지 Grab으로 불리고 있다. 


Grab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차량 이용 앱으로 그 성장성을 알아본 세계적인 투자 회사인 소프트 뱅크로부터 투자금을 유치받았고 이를 통해서 사업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었다. 



Ⅱ. 그랩의 성장 과정


그랩은 택시를 잡는 어려움을 줄여주겠다는 서비스로 시작한 만큼 사용자들의 편의성에 집중했다. 그랩을 사용하기 위해서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데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가입되어 있다면 기존의 계정을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다. 회원가입까지 5분도 걸리지 않아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회원 가입 이후에는 본인의 위치 정보와 목적지 주소를 입력하면 해당 위치까지의 금액이 표시되게 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지정된 교통안전 및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서 지정된 장소에서만 택시 승차가 가능해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많았다. 그랩을 이용하게 되면 사전 예약된 차량을 배정받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 이동하고자 하는 인원에 맞게 차량의 종류도 선택이 가능해서 소형차부터 6인승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서 택시를 타기 위해서 발생되었던 가격에 대한 흥정이나 대기 시간의 불편함, 안전성까지 갖춤으로써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되었다. 이는 특히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에게 각광을 받았는데 여행 동안의 예상 비용, 비용 정산 등에도 영향을 주었고 택시 기사들이 비교적 많은 돈을 지불하는 여행객 수요를 잡기 위해서 그랩에 호의적이었다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그랩은 기존의 택시 사업자들과 경쟁하지 않고 그들이 시간과 편의성을 확대시켜 주었고 사용자들에게도 만족감을 주는 win-win 정책으로 인해서 초기 정착에 성공할 수 있었다. 

 < 그랩 우버 로고 > (출처 : 구글 이미지)

하지만 그랩에게도 난관은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기업인 우버가 이미 그랩이 서비스를 하기 3개월 전부터 동남아시아에 서비스를 시작했었기 때문이다. 우버는 그랩이 서비스를 시작하자 차량 제공자 수수료 감면, 사용자의 일정액 할인 쿠폰 등을 발행하는 등의 출혈경쟁을 통해서 그랩의 확장을 저지했다.


하지만 우버는 기존의 영업 방식을 고수했고 현지화 전략에 실패했다. 그랩의 가장 주효했던 현지화 전략은 그랩 바이크로 동남아에서 가장 보편화된 대중교통 수단인 오토바이 택시 서비스를 자신의 비즈니스에도 접목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서 동남아시아에서 그랩의 시장 점유율은 우버의 3배에 달할 정도가 되었다. 


그랩은 동남아에 근거를 둔 회사인 만큼 우버보다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가 빠르기 때문에 시장 환경에 우버보다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또한 그랩은 진출한 국가의 정부와도 연계된 프로그램 활동에도 신경을 쓰는 등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일례로 반부패방지위원회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거나 유엔 개발 프로그램과 협약을 맺기도 했다. 소외 계층을 위한 활동으로 승객이 탈 때마다 1달러씩 어린이병원에 기부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관심을 쏟았다. 

< 그랩의 우버 동남아 영업권 인수 관련 기사 > (출처 : 중앙일보)

이로 인해서 우버는 2018년 3월 26일 동남아 영업권을 그랩에 넘기게 된다. 물론 우버도 그랩의 지분 27.5%를 받으면서 동남아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없앤 것은 아니다. 우버보다 더 서비스를 잘하는 그랩에 투자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버는 유럽 및 중동, 아프리카, 미국에 집중하는 쪽을 택했다. 

< 그랩 기업가치 관련 기사 > (출처 : 구글 이미지)

그랩은 택시와 경쟁하는 것이 아닌 택시 서비스의 편의성 확대와 현지화 전력으로 인해서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 그랩의 성장성을 논하기에는 부족함이 만다. 여기에 최근 그랩은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 기업가치는 44조 정도로 보인다고 한다. 이런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성이 더 크다는 이야기인데 그랩의 미래를 알아보도록 하자. 




Ⅲ. 그랩의 미래 성장성


그랩의 미래 성장성을 놓고 볼 때에 가장 크게 주목해야 할 것은 그랩 페이이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다 보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문화 중에 하나가 잔돈을 잘 거슬러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은 계산된 금액만큼 지불하면 잔돈은 철저하게 주는 것이 하나의 문화이다. 피치 못해서 잔돈이 부족할 경우에는 상대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반대로 자신이 손해 보는 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동남아시아에서 택시를 타거나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에 당당하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얼마 되지 않는 돈에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많다. 

< 동남아시아 주요 6개국 신용카드 사용률 > (출처 : 구글 이미지)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만큼 신용카드가 잘 발급되고 사용되는 곳은 흔치 않다. 우리나라가 신용카드 관리 프로세스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동남아시아의 경우는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 70%에 달할 정도이다. 결국 현금을 더 많이 사용해야 하는 국가들에서는 현금을 쓰면서도 거래가 좀 더 쉽게 간편하게 이루어지는 수요가 존재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 그랩 페이이다. 

< 그랩 페이 예시 QR 코드를 활용한 결제 > (출처 : 구글 이미지)

그랩 페이는 그랩의 간편 결제 서비스로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소지할 필요 없이 바로바로 결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제는 QR코드를 인식해서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발전되어서 현금 지불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시켜주었다. 


이런 편의성으로 인해서 그랩 페이는 택시, 바이크, 음식 배달 외에도 음식점, 쇼핑몰, 호텔 등 거의 모든 곳에서의 상행위에 사용이 될 정도로 범용 앱이 되었다. 

< 그랩 파이낸셜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그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랩 파이낸셜을 설립하고 동남아시아의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발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랩 파이낸셜은 결제, 소액 대출 등 은행 계좌가 없는 동남아인의 금융 니즈에 부응하기 위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한 투자 금액으로 소프트 뱅크에서 26억 달러 (3조 1천억)을 투자받았다. 그리고 로보 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인 벤토 인베스트를 인수 합병해서 그랩 앱을 통해 소매 자산관리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벤토 인베스트는 그랩 인베스트로 사명을 전환했다. 


그랩 인베스트는 그랩 파이낸셜 그룹(Grab Financial Group)의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랩 파이낸셜은 동남아 전역에서 소규모 기업가, 소상공인, 운전자 파트너, 그랩 사용자들에게 결제, 리워드, 대출, 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랩 인베스트는 자산관리 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해 부담 없는 가격대로 이해하기 쉬운 모델을 채택해 동남아 사람들이 자산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그랩은 택시 호출 서비스로 시작해 현지화 전략에 성공하고 사용자 편의성 증대를 위해서 노력해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고 2억 5천만 명이 넘는 고객으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다. 국가별 사용자의 나이, 성별, 이동 거리, 결제 정보, 취향 등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고 이를 토대로 성공이 예견된 다른 사업으로도 발전해 나가고 있다.  

< 그랩의 사업 영역 거의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지나온 길을 보면 그랩 택시 호출 서비스 → 그랩 페이 → 그랩 파이낸셜인 핀테크 산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했다고 보인다. 결국 그랩의 가장 큰 경쟁력은 고객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시장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를 더 적재적소에서 활용할 수 있게끔 어디서든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라는 (Everywhere AI) 표어를 내걸고 AI전문 인력을 활용한 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 글을 마치며 ]


그랩은 일상에서 오는 불편을 느끼고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좀 더 질 좋은 삶을 선사하겠다는 목적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는 다른 여타의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산업과 기업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 주겠다는 기치 아래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그랩도 동일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동남아시아의 경제적 지리적 환경을 고려한 현지화(Localization) 전략도 한몫을 했다. 이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더 큰 영역으로 비전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동남아시아인들의 대다수가 받지 못하고 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핀테크 산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를 주목한 글로벌 투자회사들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 주식 상장도 눈앞에 두고 있고 현실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랩의 성공과정을 보면 처음부터 이렇게 다양한 영역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시작한 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렇지만 그 핵심을 들여다보면 소비자들의 불편함(Pain Point)을 지속해서 해결해주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노력의 여정이 그랩을 여기까지 이끌어 온 것 같다. 

< 그랩 라이더들 > (출처 : 구글 이미지)

그랩은 향후 동남아시아 전역의 모든 서비스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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