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사회적으로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건물들이 있는데 자신의 지역에는 있지 않았으면 하는 건물들이 있다. 예를 들어 핵폐기물 처리장 같은 건물이 자신의 동네에 있으면 그 지역에서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건물이 들어오게 된다면 얼마 가지 않아서 사람들이 이주를 선택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떠나게 되어서 나중에는 사람들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건물들은 누구나 다 자신의 지역에 들어왔으면 한다. 기를 쓰고서라도 그런 건물을 자신의 지역에 유치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것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형 백화점 혹은 지식정보센터 건물 혹은 대기업의 연구 단지 같은 것은 지역 경제에 활성화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지역이 유치하고 싶어 하는 이벤트가 될 것이다.
이렇게 어떤 건축물이 가지는 성향에 따라서 자신의 지역에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리켜 핌피 현상 반대로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혹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는 것을 가리켜 님비 현상이라고 부른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서 익숙한 표현일 것이다.
최근에 두 가지의 현상이 자주 나오고 있는데 어떤 현상들이 대표되고 있는지 한 번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정리해보았다. 그러면 님비와 핌피 현상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Ⅰ. 님비 현상
먼저 님비 현상에 대해서 알아보자. 님비는 영어로 Not In My Backyard의 머릿글자만 따서 NIMBY라고 부른다. 직역하게 되면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뜻으로 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는 이롭지 아니한 일을 반대하는 행동을 뜻한다. 예를 들어서 쓰레기 소각장, 노숙자 시설, 교도소, 버스 차고지, 공동묘지, 축사, 등과 같이 많은 주민들의 혐오하는 특정 시설을 말한다. 이런 시설들이 자신의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당연히 땅값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고 나아가서는 지역 발전에 저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님비라는 단어는 역사가 긴데 1987년 3월 미국 뉴욕 근교 아이 슬립에서 처음 나온 단어이다. 아이 슬립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처리할 방안을 찾지 못하자, 정부가 쓰레기 3천 톤을 배에 싣고 미국 남부 6개 주에서 중남미 연안까지 6개월 동안 항해하면서 쓰레기를 다른 지역에 처리하려고 하지만, 그 지역의 주민들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때 주민들이 반대하면서 외친 구호가 Not In My Backyard! 였고 앞 머리글자만 따서 NIMBY 현상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Ⅱ. 핌피 현상
핌피는 님비와 반대말로 영어로 Please In My Front Yard로 앞 머릿글자만 따서 PIMFY라고 부르게 되었다. 핌피는 주로 그 지역에 이익이 되는 시설들을 자신의 지역에 끌어오려고 하는 것을 뜻하며 지하철역, 기차역, 병원, 버스터미널 등을 칭하게 된다.
핌피를 한국말로 번역하면 제발 내 앞마당에 설치해 주세요라는 뜻인데 지역의 땅값을 올리거나 지역주민의 편의 및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선호시설, 교통시설, 공공기관 청사 및 기타 사회기반시설 등의 유치를 지역 주민들이 앞장서서 주도하거나, 또는 이를 위해 주변 지역과 경쟁하는 데에서 나온다.
핌피라는 단어는 영어권에서는 자주 사용되지는 않고 YIMBY Yes In My Backyard 혹은 YIMFY Yes In My Frontyard라는 표현이 주로 쓰인다. 단어의 차이가 있을 뿐 내용은 동일하기 때문에 참고 삼아 알아두면 될 것 같다.
Ⅲ. 님비와 핌피를 통한 사회적 현상에 대한 이해
님비와 핌피는 영어로 만들어져서 유명한 단어일 뿐 실제로는 동양이나 서양 그리고 현재와 과거를 뛰어넘어서 지속되어온 사회 현상이다. 그리고 이 님비와 핌피는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이것이 잘못되었다 혹은 잘되었다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어떤 동네에 대형마트가 들어온다고 가정을 해보자. 동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서 주택가와 아파트 거주민들은 찬성을 했다. 하지만 전통시장이나 상가에서 장사를 하시는 상인회에서는 반대를 한다.
이유는 대형마트가 들어오는 곳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경우는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찬성을 하고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하지만 반대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고객을 빼앗길 염려가 있기 때문에 반대를 하게 되는 것이다.
[ 글을 마치며 ]
님비나 핌피 현상은 이해관계에서 어느 쪽에 서있는가에 따라서 판단하기 때문에 지역이기주의를 말하거나 잘잘못을 따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서 조율을 하면서 타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한쪽에는 좋은 시설물만 설치하고 한쪽에는 위해 시설물만 설치하게 된다면 당연히 지역발전에서 한쪽이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위해시설물을 설치하게 될 경우 보상 체계에 대해서 검토를 하는 것이나 지역발전을 위한 다른 시설물도 함께 설치하는 것의 검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뒷마당에 설치하기 싫은 것은 타인도 싫을 것이고 내 앞마당에 설치하고 싶은 것은 남들도 다 설치하고 싶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