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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Sep 08. 2021

세상을 읽는 기본 상식, 젠트리피케이션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어떤 지역이 주목받으면서 주말에 나들이를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지역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좋은 추억을 쌓고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서 다시 찾아가 보면 예전의 기억은 찾기 힘든 곳으로 변모된 곳이 많다.


도시의 발전은 긍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지역적 특색이 사라진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그런 현상을 담은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도시 변화의 단계를 한 번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정리해보았다.


그럼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 알아보자.


Ⅰ. 젠트리피케이션의 어원


영국의 상류 신분을 의미하는 젠트리(gentry)와 무엇이 되다는 의미의 접사 피케이션(fication)이 결합한 파생어이다.


단어만 보면 상류 신분이 되다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는 독일계 영국인 지리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루스 글라스(Ruth Glass)가 저서 (런던: 변화의 양상)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이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낙후되거나 저소득층, 영세 기업이 주를 이루던 지역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고급 주택과 대형 문화 상업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말한다.

< 젠트피리케이션 어원 > (출처 : 시선뉴스)

이로 인해 경관이나 사회기반시설은 크게 개선되지만 지대가 상승하면서 원주민이 쫓겨나는 문제가 발생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때문에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어휘는 대개 부정적으로 사용된다.


그렇지만 내몰림은 젠트리피케이션 자체가 아닌 젠트리피케이션의 결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Ⅱ.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되는 이유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되는 곳은 작위적이기보다는 기존 거주민들이 지역 특색과 특유 감성을 잘 살리는 곳이 대상이 된다.


기존의 거주민들과 독특한 문화를 오랫동안 가꿔 온 소상공인들이나 예술인들을 주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 젠트피리케이션 발생과정> (출처 : 부산광역시)

기존에는 큰 유명세가 없던 곳이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게 되면서 유동인구가 늘어나게 되고 이 지역 점포의 평균 매출이 상승하게 된다.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보게 된 지주는 더 큰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 임대료 상승이라는 경제적 이치를 선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유동인구가 늘어나서 매출이 확대되는 것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임대료 폭등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지역적인 활성화가 되면서 기존에 거주하던 전세 월세 살이 하는 원주민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렇지만 유동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서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지대가 상승하면서 투자가치가 높아지고 새로운 투자 수요가 발생되게 된다.


상업시설이 들어오게 되고 지역 활성화가 일어나게 되면서 기존에 상권을 유지하던 사람들이 밀려나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지역적 정체성을 상실하게 되고 기존과 유사한 상권으로 변화하게 된다.


 Ⅲ. 젠트리피케이션의 명과 암


국내 상업지구에서 벌어지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1990년대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로부터 시작해 이후 가로수길 홍대 앞을 거쳐 대학로 삼청동 북촌 서촌 성수 등 인기 상권 전방위에서 벌어지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상권이 살아나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 젠트피리케이션 예시> (출처 : 하나은행)

상권이 살아나면서 사람들의 유입이 이루어지고 비어있던 공간이 채워지면서 활기를 띄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지만 점점 빈 공간이 줄어들고 기존의 공간은 인기 상승으로 인해서 임대료가 치솟게 되고 종국에는 기존 상인들까지 상권에서 내몰리게 된다.


지역적 특색을 가진 거리로 활성화가 이루어졌는데 대표 주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가게들이 이전을 하거나 폐업을 하면서 그 자리를 대기업형 프랜차이즈들이 차지하면서 개성이 사라지게 된다.


결국 지역적 특색은 사라지게 되고 다른 곳과 유사한 상권으로 변모하게 된다.


이는 유동인구의 감소를 불러오지만 이미 치솟은 임대료는 쉽게 내려가지 않는 현상이 이어지게 되고 종국에는 다시 거리가 활기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런 현상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데 한 곳의 지역적 특색이 사라지게 되면 다른 한 곳이 다시 특색을 띠면서 발전하게 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순환하면서 일어난다고 보인다.


시기적으로 보면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가 1990년대에 핫플레이스로 떠올랐지만 이후 2000년대는 대학로로 이동을 했다.


이후에는 홍대 거리 상수동 연남동, 가로수길, 경리단길, 세로수길 등으로 이동하면서 발생되었는데 결국 순환하면서 지대의 상승을 올리는 효과를 만들어 냈고 지역적 특색이 조금씩 변형되는 모습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 글을 마치며 ]


젠트리피케이션은 영국의 지리학자 루스 글라스가 런던이라는 도시의 발전과정을 추적하면서 나타난 현상을 표현한 것이 시작이다.


그런데 유사한 현상이 한국에서도 발생되는 것을 보면서 도시의 발달은 결국 유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현상이 어찌 보면 일견 당연해 보이기도 하는 것이 도시의 발전과정의 수순이라고 보인다.


사람들의 관심도가 적은 지역은 임대료나 지가가 저렴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 투자자본이 수익성이 없기 때문에 진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적은 자본을 가진 문화 예술가나 자영업자들이 유입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다른 곳과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지역을 형성해 내게 된다.


지역적인 특성에 매력을 느낀 사람들이 유입이 되고 입소문을 타고 지역이 활성화된다.


유동성이 높아지고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대규모 자본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이는 다시 지대 상승으로 연결이 되고 이를 견디기 힘든 문화 예술가나 자영업자가 이탈되고 지역 정체성이 상실되게 된다.


결국 지역 활성화를 만들어낸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인 체험을 하기 위해서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이 떠나게 되고 상권이 쇠퇴하게 된다.


이 과정의 반복되는 것이 도시의 발전의 단계의 반복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한편으로는 논리적 이해는 되지만 예전의 특색이 사라진다는 점에서는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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