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중고차 시장에 가서 차를 구입하는 것에 대해서 주변에서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도 옛말이 되었다.
중고차 시장도 딜러들이 품질 관리나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예전처럼 소비자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덕분에 중고차 시장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활성화되었다고 보이는데 예전에는 중고차 시장을 레몬 마켓의 대표적인 사례로 부르기도 했다.
레몬을 팔아서 레몬 마켓인지 대체 어떤 연유로 이런 이름이 지어졌는지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럼 레몬 마켓의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Ⅰ. 레몬 마켓의 어원
레몬 시장(The Market for Lemons)은 경제학에서 재화나 서비스의 품질을 구매자가 알 수 없기 때문에, 불량품만이 나돌아 다니게 되는 시장 상황을 말한다.
영어에서 레몬(lemon)은 속어로 불쾌한 것, 불량품이라는 의미가 있다.
레몬이 불량품이라는 속어를 가지게 된 유래는 이렇다. 폭스바겐(Volkswagen)의 비틀(Beetle) 차량 가운데 유독 1965년에 생산된 레몬 색깔 차량에서 잦은 고장이 발생했다.
사용상의 잦은 결함으로 인해서 중고차 시장으로 레몬 색의 폭스바겐의 차량이 많이 유입되었고, 미국인들이 중고차 시장이 레몬을 파는 것 같다고 해서 레몬은 결함 있는 중고차를 지칭하는 은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또 레몬이라는 과일은 겉으로 보기에는 속이 정상적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껍질이 단단하다.
그래서 실제로 구입해 보지 않으면 진짜 품질을 알 수 없는 시장을 레몬 시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추가로 레몬 시장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사람은 미국의 이론 경제학자 조지 애거로프로 1970년에 미국의 계량경제학 잡지에 레몬의 시장:품질의 불확실성과 시장 메커니즘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중고차 시장에서 구입한 중고차가 잘 고장 나는 현상의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Ⅱ. 레몬 마켓의 반대 피치(북숭아) 마켓
레몬 마켓이 겉으로는 번지르르 있어 보이며 현혹되기 쉬우나 실상 속을 들여다보면 저품질의 상품들이 가득한 시장을 말한다면 반대말로는 가격 대비 고품질 상품이 가득한 것을 피치 마켓이라고 부른다.
복숭아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일이다.
또 레몬과는 달리 굳이 맛있는 것을 공들여 고르지 않더라도 대부분 달콤한 맛을 가지고 있어서 구입 시에 겉모습과 내용이 동일한 경우가 있는 과일이다.
이런 속성 때문에 복숭아는 가격 대비 고품질의 상품이나 우량의 재화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을 지칭하게 되었고 레몬 마켓의 반대말로 피치 마켓이라는 용어로 사용되게 되었다.
이 때문에 피치 마켓은 레몬 마켓과 달리 정보의 균등한 공유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서 중고차 시장에서의 인증 차량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기존에는 중고차 딜러에 대한 정보나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중고차 플랫폼에서 적절한 판매를 했고 고객들로부터의 리뷰나 만족도를 기반으로 딜러의 신뢰도를 측정하고 관리한다.
중고차 플랫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를 원한다면 공급자도 정보를 공평하게 공개해서 소비자가 구입 후에도 만족감을 표시할 수 있게끔 하는 장치를 만든 것을 피치 마켓이라고 보면 된다.
Ⅲ. 정보의 균등함이 중시되는 사회
레몬 마켓과 피치 마켓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요인은 정보가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균등하게 전달되는가 아닌가로 구분을 하게 된다.
레몬 시장에서 판매자는 거래하는 재화의 품질을 잘 알고 있지만, 구매자는 재화를 구입할 때까지 그 재화의 품질을 알 수 없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불량 품질을 높은 가격에 구입하게 되는 위험성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 시장의 불균형도 소비자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더 낮추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이는 다시 공급자가 더 저품질의 물건을 공급하게 되는 악순환을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시중에 저품질의 제품만이 돌아다니는 문제가 발생한다.
시장에서 소비자와 공급자가 만나게 되는 최종 접점은 가격이라는 부분이다.
그 가격이 합리적인지 비합리적인지는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었을 때에 판단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정보의 불균형과 선택폭이 좁아서 시장이 왜곡되었었다면 지금은 판매 이후 관리까지도 생각해야 하는 신용사회가 되어서 정보의 불균형이 많이 해소되었다고 보인다.
[ 글을 마치며 ]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가격이 저렴한 상품에는 이유가 존재한다는 속담이다.
저렴하게 샀다고 해서 좋아할 수 있겠지만 저렴한 상품은 결국 그 값어치를 하게 된다는 말인데 살다 보면 참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슷해 보이는 상품이 어떤 것은 가격이 천 원인데 어떤 것은 가격이 2천 원이라면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 보여서 천 원짜리를 사고 난 다음에 후회를 한 적도 있다.
결국 적정한 가격에 물건을 사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이런 가격이 책정이 되었는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노력도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