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가 아닌 개인의 취향에 집중하라.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모든 물건이 부족할 때에는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는 논리가 존재했었습니다. 모든 자원이 부족하고 한정적일 때에는 사용하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가격보다는 공급이 되기만 하면 물건이 팔려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이럴 때에는 생산에 집중하게 되고 얼마나 빨리 많이 생산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시장 논리이면서 기업의 경쟁력의 척도가 되어주었습니다.
하지만 3번의 산업혁명을 겪으면서 인류는 생산성의 극대화에 성공했고 이제는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풍요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풍요의 시대에서는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도 많은 부분 바뀌게 되고 있습니다. 옷이 한 벌이기 때문에 옷이 낡아서 구입을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원하기 때문에 소비를 합니다.
음식도 예전에 먹지 못했던 것에 대한 수요가 발생되고 있고 사람들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하지 못했던 것들, 남들과는 다른 것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시점이고 개인화는 소비자들의 더 많은 소비욕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빅 브랜드가 스몰 브랜드로 변화된다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빅 브랜드는 대량화에 따른 대중성 모든 사람들의 기호에 맞는 것을 말한다면 스몰 브랜드는 개인의 취향에 따른 다양성에 집중한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차이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발전되었고 어떤 식으로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서 알아두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From Big to Small에 대해서 함께 말씀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Ⅰ. 스타벅스와 블루보틀, 빅브랜드와 스몰 브랜드
평준화된 맛 블랜딩, 개인의 취향 싱글 오리진
블루보틀이라는 브랜드의 시작은 한 명의 커피광에 의해서였습니다. 제임스 프리먼이라는 클라리넷 연주자였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즐기고 싶었던 프리먼은 2002년, 자신이 살고 있던 오클랜드의 작은 창고에서 직접 커피를 내립니다.
최고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5파운드씩만 로스팅했습니다. 이것이 시초가 되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첫 매장을 열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커피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블루보틀의 시작입니다.
스몰 브랜드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커피 원두의 추출 방식 측면에서 살펴보면 블렌딩은 말 그대로 원두를 섞는 것을 의미하고, 싱글 오리진은 단일 품종의 커피를 말합니다.
블렌딩과 싱글 오리진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커피의 역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커피의 출발점은 에티오피아와 예멘입니다.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되어 11세기 초 예멘에서 최초로 경작되었습니다.
아라비아인들은 커피가 다른 나라로 유출되는 것을 금해서 커피 열매를 삶거나 건조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고 가져갈 수 없게 했습니다. 이처럼 철저하게 봉인되어 있던 커피가 유럽에 퍼지기 시작한 것은 15세기 오스만튀르크가 오스트리아 빈을 침략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17세기에 커피나무를 몰래 빼돌리는 데 성공한 네덜란드 상인에 의해 커피 종자가 유럽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유럽에서 다시 미국으로 커피가 넘어가게 됩니다.
커피를 재배하지 못한 미국은 유럽의 식민지인 인도네시아에서 원두를 수입해와서 사용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로스팅 기계도 유럽에서 제작한 것을 가지고 와서 사용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유럽과 미국은 계량 단위가 달랐습니다.
유럽은 kg과 g을 사용했고 미국은 파운드를 사용했습니다. 단위가 다르다 보니 로스팅할 때 오차가 생기면서 원두가 조금씩 남았습니다.
수입업자 입장에서 원두가 아까워지면서 남은 원두를 한데 섞어서 볶아버리게 되면서 블렌딩이 시작되게 됩니다.
대중이 원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블렌딩과 싱글 오리진은 추출방식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블렌딩 한 커피는 에스프레소 머신에 넣고 고압과 고열로 추출하게 되면 짧은 시간에 커피 원액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싱글 오리진은 고압이나 고열을 가하면 커피 고유의 향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추출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블루보틀은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맛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에 맞춰 섬세하게 고른 원두로 오랜 시간 정성 들여 추출해 향을 느끼며 특색 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소비자는 럭셔리 브랜드라고 무조건 좋아하지 않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루이비통조차도 브랜드의 고유한 색을 고집하기보다는 젊은 감각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해 브랜드의 감성을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흔한 것보다는 특별하고, 보편적이기보다는 개성적이고, 그렇지만 대중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을 찾는 소비자의 변화와 사회적인 상황이 맞물리면서 스몰 브랜드가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Ⅱ. 필요한 것이 아닌 원하는 것을 사는 시대
Wants의 시대
풍요로워진 사람들은 필요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찾아서 소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대량생산을 통해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목적이 있었다면 현재는 남들과 다른 것, 차별화되는 것을 원하고 생산자는 소비자의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획일화된 소비에서 차별화된 소비로
인당 GDP가 1만 달러인 시점의 소비시장에서는 차별화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때는 공급이 수요를 만들어내는 시장이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팔리는 시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량생산으로 물건을 만들어내서 적절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하지만 선진국 진입 척도가 되는 GDP 3만 달러의 시대에 들면 소비형태가 달라지게 됩니다.
기본적인 의식주는 해결되고 자동차도 소유하게 되고 옷이나 먹는 것에서도 선택적으로 소비하게 됩니다. 이런 시대는 수요보다 공급이 더 큰 시대로 넘어가게 됩니다.
인당 GDP 3만 달러가 넘어서면 소비자들은 물건 하나를 살 때도 가격보다는 구매 과정이나 서비스, 개인의 취향을 더 중시하는 소비 성향을 보입니다.
또 남들에게 과시하는 소비 성향을 넘어서 자기만족, 경험을 중요시하는 체험 소비 형태가 부상하기 시작합니다.
소비자 욕구 변화, 체험 소비
사람들은 천편일률적인 대형서점 대신 발품을 팔아 개성 넘치는 작은 서점을 찾고,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멋진 물건 혹은 브랜드를 찾아내고서 만족해합니다.
이제 소비자는 대기업에서 만든, 누구나 살 수 있는 메가 브랜드가 아니라 생산자의 취향과 개성이 강조된 유니크 브랜드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유니크의 기반에는 희소성이 깔려 있고, 희소성은 곧 스몰 브랜드로 이어지게 됩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참고 자료 : From Big to Small (손창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