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파운드리 비즈니스에 대해서 알아보자.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TSMC는 단순한 위탁 생산이나 패키징뿐만 아니라, 팹리스 고객사들에게 일종의 오마카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팹리스 고객사들이 만들고자 하는 칩의 성능 요구 조건은 명확하지만, 대부분의 팹리스 회사들은 성능 조건에만 치중할 뿐, 그 주변 기기와 공정 세부 기술, 성능 구현을 위해 필요한 수많은 회로 IP 정보를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TSMC는 공정과 제조 전문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팹리스보다 훨씬 더 설계를 잘 알고 있고, 팹리스 회사들이 겪는 성능 구현 문제에 대한 IP 솔루션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마치 실력이 월등한 일식 요리사가 고객의 취향에 맞게 알아서 코스를 준비하고 도구와 재료를 미리 선별해 놓는 것처럼, TSMC도 팹리스 고객을 위해 성능 구현에 알맞은 코스를 일별 하여 최적화된 타이밍과 원가 기반의 칩을 제조한다.
이는 점점 성능 요구 조건이 가혹해지고 복잡해지는 AI 반도체 같은 고성능 반도체 시대에서는 더욱 중요한 장점이자 TSMC만의 초격차를 만들어주는 근간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비결이 어떻게 성립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전략이 왜 TSMC의 차별점을 만들어내었는지를 철저하게 추적하고 설명한다.
그럼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아보자.
Ⅰ. 타이완 반도체 산업의 3+1 성공 비결
노동자의 근면성 + 초과 노동 + 저렴한 인건비 = 높은 가성비
근면 성실한 노동자와 높은 가성비다. 이것은 산업 성공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다.
타이완인들은 근면하고 직업 정신이 투철해 맡은 일은 반드시 훌륭하게 해낸다.
야근수당 없이도 늦게 퇴근하고 심지어 업무를 집까지 가져가기도 한다.
또 타이완의 임금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지 않아 기업의 운영비가 적다.
이렇게 가성비가 우수한 직원들이 있으므로 기업이 강한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다.
부지런히 초과 노동을 하면서도 인건비가 저렴한 직원들이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이 되었다.
이런 경쟁력을 가졌기 때문에 타이완은 남들이 이윤이 꺼리는 제품들도 기꺼이 생산할 수 있고 심지어 그것으로 돈을 벌기도 했다.
타이완 전자 산업의 운영비가 전반적으로 낮기 때문에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업체는 제품 가격을 낮추면 수익을 낼 수 없을 때도 타이완 업체는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실리콘밸리 직접회로 업체들이 매출 총이익률을 50~60퍼센트 이상에서 맞추려 했고, 40퍼센트 이하인 제품은 생산하지 않았다.
관리비, 마케팅비, 연구개발비 등 운영비를 제외하면 이익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대다수 타이완 업체들은 매출 총이익률이 30퍼센트가 되도록 IC 가격을 낮추는 대신, 비용을 최대한 절약해 이익을 짜냈기 때문에 당연히 로엔드 시장의 대부분이 타이완 업체들에게 돌아갔다.
유럽과 미국 업체들은 가치 창출에 주력하며 지속적인 제품 업그레이드를 통해 돈을 벌었다.
한 예로 인텔은 계속해서 신세대 CPU를 출시했고, 그럴 때마다 제품 가격이 올라갔다.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이 그들의 주요 전략이었고, 제조원가 절감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인텔의 기술은 업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제조에서는 2~3위에 머물렀고, TSMC의 제조 능력이 인텔을 능가한 뒤 시장은 TSMC가 차지하게 됐다.
전문적인 분업, 집중적인 개발, 우수한 인력이 합쳐져 완승을 거두다.
타이완의 두 번째 성공 비결은 전문적인 분업이다. 모든 산업을 더 세분화한 뒤 각각의 하위 산업을 분리해 독립적으로 키웠다.
모두 한 가지 일에 집중해 하위 시스템과 부품을 각개격파 방식으로 집중 육성한 덕분에 개미군단이 케이크 하나를 온전히 옮기는 일이 가능했던 것이다.
전문적인 분업의 바탕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이념이 있었다. 한 분야에 화력을 집중해 발전시킨다.
각각의 독립된 제품을 가장 우수하게 만들어 가장 저렴하게 판매함으로써 누구도 감히 경쟁하지 못하고 직접 생산을 포기한 뒤 타이완 제품을 구매하게 한다.
산업을 잘게 쪼개 독립시켜 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한다.
에이수스 같은 기업은 타이완의 일류 인재가 모여 메인보드를 만드는 데만 몰두했다.
반면 유럽과 미국의 대기업이 경우 메인보드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우수한 인력을 그 분야에 배치하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관심도 적었다.
반면 타이완 기업은 타이완 대학교, 자오퉁대학교, 칭화대학교 등 타이완 명문대를 졸업한 엘리트를 채용해 집중적으로 연구했기 때문에 당연히 남들이 내지 못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내부의 치열한 경쟁을 통화한 강자만이 글로벌 무대에 오른다.
모든 업종에서 국내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 살아남은 강자만이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내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탄탄한 산업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타이완이 글로벌 무대에 우뚝 설 수 있었다.
치열한 경쟁의 바탕에는 각 산업의 성장기에 이루어진 대규모 투자가 있었다.
전자 산업의 경쟁은 인맥이나 특허권, 독점을 통한 수익이 창출이 아니라, 혁신, 효율, 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이기 때문에 강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가장 전문적이고 효율 높은 기업이 승리한다.
강자는 성공하고 약자는 도태되는 시스템은 혁신적이고 열심히 노력하는 기업에서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된다.
연관효과도 경쟁을 촉진하는 요인이었다. 동종 업계 종사자들이 예전 동료 또는 학연으로 연결되어 빈번하게 교류하면서 어떤 기업이 좋고 어떤 기업이 나쁜지 투명하게 알려진다.
어떤 기업이 자사주나 배당주를 많이 주는지 한 번만 물어보면 알 수 있을 정도로 정보가 공개되는데, 이런 환경에서 형성된 기업가정신과 자본시장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 적자생존의 메커니즘이 산업을 부단히 발전시킨다.
Ⅱ. 우위에 서고 싶다면, R&D, 기술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반도체 산업이 복잡한 것은 설계, 제조, 패키징 및 테스트 등 수백 가지 프로세스가 있는 데다가 자본 집약형이자 기술집약형 산업으로써 많은 자본가 장기적인 계획 운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전의 랩톱 컴퓨터와 휴대폰의 경우 빠른 교체 주기와 저마진을 통해 이익을 얻는 구조였기 때문에, 제조업체가 운영비를 절감하고 속도와 순발력으로 승부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반도체는 그보다 훨씬 많은 R&D 투자와 첨단 기술, 장기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우위에 설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타이완은 반도체 산업보다 덜 복잡한 산업에서 상대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 예로 광전자 산업 가운데 태양에너지, LED, 패널, 광디스크 분야는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수익도 낮아서 후발업체들이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다.
기술집약도가 낮은 태양에너지 산업은 초기에 장비업체들이 전 공정 턴키 서비스를 제공했다.
기본적으로 장비를 구매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R&D를 통한 개발 및 가치증대가 가능한 제품은 소수에 불과하다.
부가가치 창출 정도가 크지 않은 산업의 경우 지금까지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해도 앞으로는 타이완이 우위를 점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는 태양에너지 산업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80퍼센트를 웃돈다.
에너지 산업이 국가 발전에서 중요한 전략적 의의를 지닌 데다가, 비용을 투자하면 쉽게 생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타이완은 이런 산업은 최대한 피하면서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은 산업에 주력해야 한다.
반도체가 바로 난이도가 높은 최고의 산업이다.
반도체 업계에도 난이도가 낮고 차별성이 크지 않지만 생산량은 많은 하위 분야가 많은데 이런 분야에서는 타이완이 성과를 크게 내지 못했다.
대표적인 예가 메모리 산업이다. 메모리 산업은 한국이 제일 앞서 있다.
일찍이 메모리 산업을 선택한 한국은 1980년대 일본이 미국의 제재를 받는 틈을 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그 후 지속적인 투자 확대와 다양한 경쟁전략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파운드리 방식으로 생산하는 제품은 거의 모두 맞춤형 로직 IC로 모든 제품이 차별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산업이 타이완에 적합하다.
Ⅲ. 비즈니스 모델은 가장 가치 있는 혁신이다.
대형 고객사들은 위탁생산업체보다 더 강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한 예로 신호 무결성과 냉각 기술의 경우, 전자는 전자신회의 전송품질이 왜곡되지 않도록 통제하는 것이 관건이고 후자는 고속 통신이 100G와 400G이 시대로 진입하면서 중요해졌다.
이런 핵심 기술들은 타이완 위탁생산업체보다 글로벌 대기업의 R&D 부문이 훨씬 앞서 있다.
대기업이 공급업체를 교체하고 다른 위탁 생산업체를 물색할 수 있다는 것이 타이완 네트워크 통신 산업의 최대 리스크다.
비단 네트워크 통신 산업뿐 아니라 타이완의 위탁생산 업종이 대부분 똑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TSMC는 상황이 다르다.
TSMC는 공급자 우위 시장을 갖고 있다. TSMC에 대한 고객사의 의존도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TSMC가 시장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TSMC의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제2, 제3의 공급업체를 육성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했던 적도 있지만, TSMC의 기술이 다른 공급업체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TSMC에는 다른 업체와 같은 조건을 제시하기 힘들었다.
결론적으로 위탁생산이라고 부를 것인지 말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고객에게 없는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고객이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 승부를 결정짓는 관건이다.
Ⅳ. TSMC의 경영 마인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이라는 세 가지 원칙에 따랐다.
고객의 수요를 출발점으로 삼아 고객이 자기 집처럼 느끼는 반도체 회사를 만들고 고객의 수요에 맞춰 경영하고 성공의 결실을 고객과 함께 누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TSMC의 성공은 이 세 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TSMC의 경영도 기본적으로 그와 비슷하다.
고객이 어떤 기술을 원하고 어떤 공정을 필요로 하며 예산은 얼마인지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대리인이 되어 고객에게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준다.
고객의 수요가 유일무이한 목표인 것처럼 충실하게 만족시켜 주는 것이다.
고객은 항상 최첨단의 공정 기술로 생산해 낼 수 있는 최고의 제품으로 시장경쟁에서 승리하길 바라기 때문에 TSMC는 최신 공정의 연구 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거액을 들여 최신 웨이퍼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새로운 서비스가 너무 비싸서 고객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면 고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까지 원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
TSMC가 CoWoS 패키징 기술을 개발했는데 가격기 고객사의 예산을 크게 웃돌았다.
고객사인 퀄컴은 이 패키징의 단가를 최소한 1 제곱밀리미터당 1센트까지 낮춰야만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계산해 보니 단가가 7센트였다. TSMC는 최첨단 InFO 패키징 기술을 후속 개발해 단가를 1센트까지 낮춘 뒤 고객에게 판매했다.
Ⅴ. SMIC는 TSMC에게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다.
일류 고객이 있어야 일류의 파운드리도 있다.
모리스 창이 SMIC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내다본 데는 세 가지 중요한 원인이 있다.
첫째, 우선 모리스 창은 TSMC의 탄탄한 기반에 대해 절대적인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TSMC는 처음부터 파운드리 분야로 포지셔닝하고 고객을 성공시키면 자신도 성공한다는 이념을 세웠다.
파운드리의 주요 고객은 유럽과 미국, 특히 미국 기업들이었다. 기업의 문화를 바탕으로 타이완의 우수한 생산 인력을 충분히 활용해 미국계 일류 고객사에 우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파운드리 업계를 제패한 것이다.
반면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SMIC는 중국의 IC 설계 산업이 아직 초기 수준인 탓에 소규모 고객사가 많고 최첨단 공정이 필요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꾸준히 실력을 갈고닦을 만한 기회가 별로 없었다.
기술과 서비스에 대해 높은 요구를 하는 하이엔드 고객이 많지 않아 고객과 함께 성장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Ⅵ. 단체전에서 위력을 발휘한 TSMC
반도체 업계에서 인텔이 TSMC에 왕좌를 내어준 것은 모리스 창이 말한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었다.
인텔은 제품을 전량 자신의 생산 공장에서 생산했다.
그런데 생산 라인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구세대 공정 기술이 차츰 성숙해지면 생산할 제품이 점점 줄어들어 구세대 공정의 생산 라인 관리가 쉽지 않았다.
TSMC는 애플, 엔비디아 등 세계 최고 고객들과 거래하며 공정 기술을 최고의 상태로 만드는 한편, 구세대 공정은 차량용 IC, 전력용 IC 등 적당한 고객을 찾아 생산 라인을 채울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효율, 고성장의 파운드리 비즈니스 모델이다.
모리스 창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말을 인용해 TSMC와 고객 400명이 함께 춤을 추고 있는데 인텔만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독무를 추고 있다고 말했다.
오래전 모리스 창이 TSMC 대동맹이라는 개념을 제안한 적이 있다.
현재 TSMC 대동맹에는 AMD, 엔비디아, 퀄컴, 브로드컴, 미디어텍 등 오랜 고객은 물론이고, 애플, MS, 테슬라, 아마존, 알파벳 등의 빅테크와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전자 설계 자동화 기업 시놉시스, 장비업체 ASML 등도 새롭게 추가되었다.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뒤엎은 TSMC의 힘은 바로 이런 분업과 대동맹을 통한 파트너십에서 나왔다.
그러므로 TSMC가 인텔을 패배시킨 것이 아니라 TSMC 대동맹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이 대동맹에 속한 위너 서클은 지금도 계속 확장되고 있다. 아직 대동맹에 가입하지 않은 기업들은 외톨이가 된 심정을 느낄 것이다.
Ⅶ. 기술 혁신만이 아니라 기술 혁신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다.
중요한 기술을 처음 발명한 기업이 반드시 가장 큰 수혜를 누린 것은 아님을 지적하고 핵심은 혁신이 아닌 투자라고 단언했다.
혁신보더 투자가 더 중요하다는 모리스 창의 이론은 신기술 개발보다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인적, 정신적 자원이 수천 배는 더 많다는 사실에서 나온 것이다.
그 때문에 기술 혁신에 투자해 성공한 기업은 그 기술의 최초 발명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
[ 글을 마치며 ]
이 책의 내용을 다섯 가지 정도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타이완의 성실한 노동력과 우수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TSMC는 대만에서 가장 좋은 기업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미 세계 1위의 기업이기 때문에 TSMC에서 일하는 것은 대만에서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매우 좋은 커리어라고 생각되고 있을 것이다.
TSMC에 입사하는 것은 사회에 첫출발을 하는 입장에서 매우 좋은 포지션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그 회사에서 업무를 하는 방식을 배우는 것은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할 때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우수한 인재가 가장 좋은 곳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는 것만큼이나 회사의 발전에 중요한 요소는 없을 것이다.
지속해서 좋은 인재가 회사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그 인재들이 새로운 인재를 끌어모으고 회사를 더욱더 발전시킨다는 점에서 TSMC는 성장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두 번째는 반도체는 난이도가 높고 차별성이 있는 산업이 진입장벽이 높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 않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원가 절감만이 유일한 경쟁력인 산업의 경우에는 기업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반복이 된다.
원가절감을 위해서는 저렴한 물건을 사야 하고 고정비를 줄여야 하고 구성원들의 월급여도 높여줄 수 없다.
이렇게 극한의 원가절감을 한다고 해도 다른 쪽에서 더한 원가 절감이 나오게 된다면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대표적인 산업이 태양에너지 산업이라고 보인다.
현재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중국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나라의 다른 기업들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들어올 엄두를 못 낼 수 있지만 시장 우위를 점한다고 해도 높은 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하게 된다.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는 이와 반대의 산업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이면서 가격적인 측면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이 더욱 중요시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런 산업은 초기에는 수익을 만들어내기도 어렵고 미래에도 수익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다양한 품종을 만들어내면서 적은 물량으로는 원가절감이 가능하지도 않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새로운 기능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기 때문에 끝없는 R&D 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
시스템 반도체는 기술의 발전을 선도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을 한 번에 따라잡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기술의 장벽이 생기게 되고 1위가 지속해서 1위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인다.
세 번째는 고객을 우선하고 고객과 함께 성장한다는 것이다.
TSMC가 파운드리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고객의 비밀을 보장해 주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비즈니스도 큰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ODM 혹은 OEM 공장 체제와 특별히 다른 것이 없다.
이런 산업의 특징은 제조업체가 기술력을 축적하게 될 경우 자신들의 기술을 활용해서 전체 가치 사슬을 모두 먹어버리려는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볼펜을 잘 만들지 못했던 기업이 다른 기업의 주문을 수주받아 생산을 해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시간이 지나서 볼펜을 만드는 기술을 축적했고 더 이상 주문자의 가이드가 필요 없어졌고 스스로 디자인을 하고 볼펜을 만들 정도로 기술력을 쌓았다.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고 A부터 Z까지 스스로 다하면서 예전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고객과의 거리가 생기게 되고 더 이상 함께 성장하지 못한다.
즉, 고객과 경쟁하는 것인데 TSMC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고 고객과 함께 성장한다는 가치를 내걸었다는 것이다.
고객의 기술을 보장해 주고 누출하지 않으며 그들의 기술을 바탕으로 더 높은 성장을 함께 한다는 측면에서 TSMC는 파운드리 비즈니스 모델을 장기적인 측면으로 갈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파운드리 비즈니스는 다양한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파운드리 비즈니스는 제조만 집중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 제조라는 부분에서도 어디까지 할 것인가에 대해서 TSMC는 자신들의 주력분야를 넓혀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스템 반도체의 생산만 집중하고 그 외의 분야는 과감하게 외부 기업과 협력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패키지 시스템은 외부와 협력하고 메모리 반도체 칩은 다른 기업들의 칩을 가져다가 사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TSMC는 자신들이 잘하는 것에만 집중함으로써 다른 부분은 협력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분야로 남겨두었다.
이 과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TSMC의 경쟁력으로 작용하게 되었고 더 많은 분야의 협력을 이끌어내게 되었다.
결국 TSMC가 1위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협력업체들도 세계 1위 수준의 협력을 지속해 주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대동맹을 통해서 기술 혁신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TSMC가 파운드리 비즈니스를 통해서 세계 1위의 점유율을 보인 것은 이미 꽤 오래전의 일이다.
20년 전부터 TSMC는 1위였고 지금도 1위이다.
최근에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TSMC의 경쟁력이 다른 기업들과의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졌다고 보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다른 기업들과의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확실한 격차를 보여주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인공지능 시대에 시스템 반도체의 제조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TSMC가 더욱더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라는 분야는 점점 더 많은 곳에서 사용이 될 것이고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큰 수요가 발생될 것으로 생각이 든다.
앞으로 반도체 설계만큼이나 반도체 제조도 중요한 분야가 될 것으로 생각이 든다.
인류의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반도체의 성능의 발전을 주도하게 될 TSMC에 대해서 알아두는 것은 기술에 대한 측면과 더불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지속 공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 도서 : TSMC, 세계 1위의 비밀 ( 린홍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