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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May 15. 2023

여름을 앞두고

Self-Portrait. 2023년 5월 15일 월요일, 맑음.

여름에 접어든 것 같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5월 중순에 체감온도가 33도까지 오르는 거 보면 여름이라고 해도 하나 이상하지 않다. 앞으로 짧으면 3개월, 길면 4개월까지 이어질 이번 여름을 어떻게 견뎌낼지 벌써 걱정된다. 항간에는 올여름엔 비가 많이 내릴 거라고 그러던데, 기후위기는 이미 내 일상에도 깊숙이 파고들었으니 어떤 일이 벌어지든 놀랍지는 않을 거다.

이런 얘길 무덤덤하게 적는 것 자체가 절망의 한 단면일지도 모른다.      


아이고, 사실상 이거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나.

난 뭘 해야 하는지, 뭘 하며 소중한 하루를 보내야 하는지.

기후위기를 생각할 때마다 참 무기력해지는 것 같다.

그럼에도, 아주 작은 거 하나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행동하고, 실천해야지.     




지난 주말 푹 쉬고 월요일 다시 새롭게 한 주를 시작했다. 주말은 정말 푹 쉬었다. 원래 고향에 내려가 촬영하고, 대학원 과제를 하면서 보내려고 했는데 그만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된 바람에 부득이하게 일정을 변경해야 했다. 다행히 부모님은 2~3일 고생하시고 점점 증세가 호전됐다. 멀리 떨어져 있기에 며칠간 나도 불안한 마음을 갖고 살았다. 그래서 그런지 할 일이 많았는데 제대로 손도 대지 못하고 아까운 시간만 보냈다. 마음이 심란하니 역시 일이 손에 잡히질 않더군. 그래서 결과적으로 푹 쉰 주말을 보냈다. 책 읽고, 영화 보고, 산책하면서 쉬었는데 특히 오랜만에 한강공원을 산책하니 기분이 좋았다. 몇 년 만에 난지캠프장 근처를 걸으니 또 기분이 색달랐다. 유채꽃이 아름답게 핀 곳에서 사진도 찍고, 점점 짙어지는 초록색 나뭇잎도 실컷 구경하면서 다가올 새로운 한 주도 힘차게 시작하자고 다짐했다.  



그렇게 맞은 새로운 한 주의 시작, 출발은 그리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이번 주는 제43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 있는 주다. 나는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금요일 광주광역시에 내려가 토요일에 돌아올 계획이다. 망월동과 옛 전남도청, 그리고 이번에는 광주학생운동기념관을 둘러볼 계획이다. 금요일 저녁에는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연극도 한 편 볼 예정이다. 작년에도 그랬듯 이번 순례에도 많은 걸 가슴에 담고 돌아와야지. 무엇보다 처음의 마음을 다시 꺼내 앞으로 남은 2023년을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다짐해야겠다. 다짐만 할 게 아니라 실천도 해야지.      


벌써 5월도 절반이 지났다.

정신 바짝 차리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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