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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Jun 17. 2023

여름이 힘들지라도

Self-Portrait. 2023년 6월 17일 토요일, 맑음.

이제 한동안 사람들을 지치게 할 더위가 이어지겠구나. 며칠 전부터 햇빛의 강렬함이 예사롭지 않다. 자연스럽게 한낮에는 건물 안에 숨어있고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운 저녁 무렵에야 슬그머니 밖으로 나와 저무는 하루의 풍경을 구경한다. 

8월까지 이어질 여름이 다소 두렵긴 하지만 요즘엔 워낙 시간이 빠르게 흐르니 이 또한 ‘금세 지나가겠지’ 하고 마음을 편히 먹어야겠다. 아무리 다가올 여름이 힘들지라도 견딘다는 생각보단 채운다는 생각으로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자.


오랜만에 오전 시간에 차분하게 앉아 이렇게 일기를 쓴다. 2주가 넘도록 뭐가 그리 바쁘고 여유가 없었던 건지. 잠시 시간을 내 나의 하루를 기록하지 않은 게으름이 후회스럽다. 겨우 중순이 돼서야 6월의 첫 일기를 이렇게 쓰고 있으니 지난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무난하게, 또 평범하게 내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무난하다거나 평범하다는 말이 2~30대 시절에는 부정적으로 들렸을 수도 있지만, 이제 40대가 되고 보니 이 말처럼 편안한 말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큰 스트레스를 받을 일 없이, 의식주를 걱정할 일 없이 내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다. 또한 무난하고 평범한 날들이 이어져야 또 다른 도전을 생각하고 그 도전을 위한 투자를 할 수 있기에 이런 날들이 이어진다는 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런 날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더 의미 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게 내 삶의 이유이자 존재의 가치가 아닌가 싶다. 항상 내가 세운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노력 또한 부족한 거 같아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내 생이 언제 다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조금씩이라도 나아가면서 내 가치를 높인다면 그 삶은 멋진 삶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최근 몇 년간 내 자존감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최근에 전미경 의사의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란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 바로 ‘자존감’에 관한 책이었는데 그동안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나를 존중해줘야 하는지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결국 자존감이란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우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앞으로 나를 조금 더 소중하게 생각하며 칭찬하고 응원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미지 출처 : 예스24 홈페이지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내가 나를 먼저 사랑해 줘야 남도 사랑할 수 있는 법이다.      


오늘을 시작으로 남은 6월엔 좀 더 많이 기록하고, 기록하기 위해 많이 성찰하면서 다가올 여름을 무난하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무난한 날들을 지나며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고맙습니다.


6월의 어느 날, 예산군의 한 카페에서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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