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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의 가르침

Self_Portrait. 2023년 8월 6일 일요일, 폭염.

by 고귀한 먼지

하루하루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 하나만으로도 벅찬데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끔찍한 소식을 접하며 정신 또한 육체만큼 힘들다. 잊지 못할 8월이 될 것 같다.


이달에 많은 걸 다짐하고 계획했는데 고작 일주일 남짓 보내며 그 생각이 어리석었다는 걸 깨달았다. 8월은 어떻게든 버티고 견뎌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아직 4주 정도 남았으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남자. 살아남아야 뭐가 문제였는지 되돌아볼 수도 있고, 내가 뭘 잘못했는지 반성도 할 수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그렇게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최근에 유독 인간관계가 힘들었다. 날씨의 영향도 받은 것 같고, 올 한 해가 중반을 넘어가며 지나온 상반기를 돌아보니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해 자존감이 낮아진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절망감이 세상을 향한 분노로 뒤틀리고, 이 분노를 표출하지 못하고 안으로만 삭히니 세상과 단절하고 싶어지는 욕구가 강해졌던 것 같다.

정말로 그렇다. 지금의 폭염을 불러온, 우리가 저지른 ‘기후위기’에 맞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지만 적절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또한 이 문제를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무력감이 커진다. 그 무력감이 분노로 이어진다.


찾아야 한다. 어떻게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이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내 고민도 깊어 간다. 결국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데 과연 언제가 될 것인가?

시기를 정하는 문제가 요즘 내 최대 고민이다.


암튼, 이렇게 계속 살 수는 없다. 내 힘이 미약하더라도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무책임하게 살 수는 없다.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면 쉽지 않더라도 더 고민하고, 더 노력해서 내가 있어야 할 곳을 찾자. 용기를 내자.




어제는 저녁 한강공원을 산책하며 오랜만에 멋진 노을과 일몰을 감상했다. 그 풍경을 바라보며 결국, 이 또한 지나간다는 깨달음을 얻었고, 그 순간에는 마음의 평온을 되찾았다.

그래, 지금의 위기 또한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다. 그날을 기다리며 버텨내자. 그리고 버티는 동안 최선을 다해 내가 할 일을 하자.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시작하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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