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31일 금요일, 맑음(한파).
완벽하진 않지만 난 준비됐다. 됐다. 그럼 뒤돌아보지 말고 가자.
2021년 신축년(辛丑年)도 이제 역사로 남게 됐다.
‘흰 소의 해’였던 신축년은 성실과 신뢰, 여유와 평화를 상징한다고 했는데, 상징이 무색할 정도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렇게 고향에 내려와 따뜻한 방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그나마 무사히 버텼다마는 코로나19의 고통을 짊어졌던 의료진과 자영업자, 그리고 사회적 취약계층에 속한 분들은 ‘여유’라는 말을 올해 한 번이라도 떠올릴 수 있었을까? 매 순간이 전쟁 같았던 분들에게 ‘평화’라는 단어 또한 사치로 느껴졌을 거다.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이 터널을 우리는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그나마 언젠가는 끝이 꼭 오고야 만다는 뻔한 말을 다시 되풀이하는 수밖에. 별로 도움이 못 되겠지만 진심으로 응원하는 수밖에.
확실히 난 운이 좋은 놈이었다. 여전히 사소한 일에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소심하고 편협한 인간이지만 그런 내가 2021년을 무사히 지나올 수 있었다는 건 운이 좋았다는 말로밖엔 설명하지 못한다. 그러니 겸손해지고, 또 겸손해져야 한다.
운 좋게 2021년을 지났다는 건 다른 말로 2021년도 성실하지 못했고,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말이다. 운마저 없었다면 도저히 내 실력으로는 험한 세상을 버티지 못했겠지. 운이란 건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노력하며 이 험하고 잔인한 세상에서 버틸 수 있는 실력을 쌓아야 한다. 올해 초만 해도 그렇게 해보려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었는데 1년 내내 노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꾸준함’이 가장 큰 재능이란 걸 다시 한번 깨달은 한 해였다. 그렇다고 올해 내가 노력했던 모든 시간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절반의 성공’이란 말로 올해 내가 했던 노력을 인정해 주고 싶다. 아직 난 이렇게 살아있으니 내년 한 해 더 도전하는 거다.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다. 열정과 강인함 등을 상징한다고 한다. 바로 내게 요구되는 것들이다. 정신적으로 더 강인해지고, 신체적으로도 체력을 키워 목표로 하는 일에 보다 많은 열정을 쏟자.
망설이면 기회는 사라지는 법이다. 미리 준비하고 있지 않아도 기회는 오지 않는다.
2022년은 내게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됐는지, 시험하는 한 해일지도 모른다.
난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됐는가?
새로운 도전에 나설 용기를 지녔는가?
가슴에 품었던 꿈을 여전히 지니고 있는가?
꿈의 무게에 짓눌려 도망가려 하진 않는가?
2022년은 내게 어떤 의미로 기록될 것인지 이제 내일부터 시작될 삶이 말해줄 것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난 준비됐다.
됐다. 그럼 뒤돌아보지 말고 가자.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이다.
그리고 내 인생이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