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짐

PORTRAIT. 2022년 1월 2일 일요일, 맑음.

by 고귀한 먼지
충주 금봉산(남산) 정상에서 바라본 충주호의 모습.


그러고 보니 ‘검은 호랑이의 해’인 올해는 좀 남다르게 다가온다. 고향 부모님 집이 자리 잡은 동 이름이 호랑이와 관련된 지명이기 때문이다. 바로 호암동(虎巖洞). 우리말로 하자면 범바위 마을이다. 작년에 용산동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잘 이사를 왔다는 느낌이 든다.


마을 이름의 유래는 실제로 존재하는 범바위에서 유래됐다. 한반도에 호랑이가 살았던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금봉산(남산) 자락에 있는 큰 바위에 호랑이가 올라앉아 마을을 굽어봤다고 한다. 금봉산은 흔히 남산으로 불리는 산인데 정상에는 충주산성이 자리 잡고 있다.


어제, 그러니까 1월 1일 새해를 맞아 오랜만에 좋은 기운도 받고 새해 다짐도 할 겸 한파를 무릅쓰고 금봉산에 올랐다. 범바위에서 시작해 깔딱고개를 지나 충주산성까지 두어 시간 정도 걸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지 않아 마스크를 쓰고 산을 오르려니 평상시보다 두 배 정도 힘들었다. 무엇보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없고, 안경에 김이 서려 시야 확보가 어려워 다리에 힘이 더욱 들어갔다. 또 오랜만에 하는 등산이라 그동안 떨어졌던 체력을 가늠하지 못해 등산 초반에는 몇 번이나 포기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그런 위기를 견디고 묵묵히 걸음을 옮기니 어느덧 힘겨운 오르막 구간을 지나 있었고, 안경에 끼어있던 김도 사라지면서 탁 트인 시야를 만끽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정상에 다다른 건 아니었다. 큰 고비를 넘겨도 자잘한 오르막이 계속 나타나 다시 숨이 차고 안경에 김이 서리길 몇 번 되풀이했다. 나중에는 정상 생각은 잊고 조금만 더 힘내자고 마음을 다잡으며 한 걸음씩 묵묵히 내딛으니 어느덧 정상에 다다라 있었다.



범바위로 추정되는 바위.



새해 첫날에 느끼는 뿌듯함. 636m의 정상에서 시내 전경을 바라보는 성취감. 그리고 올해 내가 걸어갈 길을 미리 맛봤다는 깨달음.


바람이 찼지만, 정상에서 한참을 머무르며 올 한 해도 열심히 살아보자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의 건강과 하고자 하는 일 모두 이뤄지길 소망했다.


금봉산(남산) 정산에서 바라본 충주시 전경.


충주산성 성벽. 15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산성이다.



지난주 수요일 오후부터 사실상 연휴였는데 역시 노니까 5일이 훌쩍 지났다. 2021년의 끝과 2022년의 처음을 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보낸 것만으로 이번 연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가족의 소중함을 절절히 깨닫게 된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가족. 내가 받은 만큼 가족을 위해 베풀어야 한다는 다짐을 올해도 한다.




올해 많은 계획이 있지만 새로운 것 하나를 꼽자면 ‘명상’을 선택하겠다.

지난해부터 내 인생에 명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 평상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 10분에서 15분 정도 마음을 가다듬고 명상을 하면서 하루를 계획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자.


올해 또 꼭 실천해야 할 과제는 지난해와 다름없이 ‘글쓰기’와 ‘외국어 공부’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올해는 좀 더 이 둘에 집중하게 될 것 같다는 거다. 지난해가 절반의 성공이었다면 올해는 꼭 목표로 세운 걸 완수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자. 이번 주 안에 목표를 설정하자.


또 하나는 운동이다. 구체적으로 근력 운동. 이제 기초대사량이 줄어 체중도 시나브로 늘고 있는데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올해보다 더 열심히 해 체력을 키우자.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올해 꼭 실천해야 할 과제를 꼽자면 ‘습관’의 완성이다. 작년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는 꼭 60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글쓰기와 외국어 공부, 그리고 운동을 매일 실천해 습관으로 만들자. 올해 완성한 습관을 죽을 때까지 이어간다는 각오로 꼭 완성하자.


2022년, 기대된다.

잘살아보자.


고맙습니다.


금봉산(남산) 정상에 서 있는 내 모습. 2022년도 잘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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