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앉아 뭐가 됐던 한 글자라도 앞으로 밀고 나가는 우직함. 끈기.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내가 문제지.
반성하고 다시 시작하자.
그래도 다행 아닌가? 설 연휴가 되기 전에 이런 생각도 하고. 뭐, 설 연휴가 지나면 진짜 임인년이 됐으니 이제부터 시작하자고 또 다짐하겠지.
뭐 어떠냐? 매일매일 다짐하더라도 포기만 하지 말자.
오늘은 어제보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씩 성장하면 된다.
다시 시작될 한 주를 보내기에 앞서 이번 주말을 되돌아보자.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3일간 나는 어떻게 시간을 보냈을까? 이번 주말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이번 주말은 내 안의 무언가를 드러내는 것보단 세상을 내 안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쉽게 말해 ‘독서’가 가장 핵심적인 활동이었다. 금요일에 황현필 작가의 ‘이순신의 바다_그 바다는 무엇을 삼켰나’란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내가 참고문헌으로도 사용할 겸 구매한 책이다. 작년에 문화일보와 예스24가 주최한 국민서평프로젝트에서 우수상에 선정돼 받은 포인트로 구매했다. 이순신 장군의 출생부터 순국까지를 담은 책으로 일기 쉬웠다. 특히 이 책을 통해 이순신 장군이 참전했던 23번의 전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전투의 상황을 이해하기 쉽도록 당시 전투의 양상을 묘사한 그림을 전투마다 담았다는 점이다. 또 당시 무기와 장수들의 초상화 등 시각적으로 볼거리가 많았다. 금요일에는 아예 작정하고 다른 일은 거의 하지 않은 채 이 책만 읽었다. 그렇게 하루 만에 책을 완독 할 수 있었다.
어제부터는 도서관에서 대출한 ‘방관자 효과’라는 책을 읽고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캐서린 샌더슨 교수가 쓴 책으로 작년에 국내 출간됐는데, 여러 곳에서 올해의 서적으로 꼽혔다.
누구나 다 한 번쯤 불편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정의롭지 못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침묵했던 경험. 왜 인간은 이 같은 행동을 하는지 분석한 책이다. 분석을 넘어 방관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어 다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독서에 이어 생각나는 단어는 ‘운동’이다.
이제 나도 부쩍 건강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먹는 것부터 시작해, 수면과 운동 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언제 한 번 정말 제대로 내 몸을 관리한 적이 있던가? 문득 스치는 생각은 군 시절과 30대 초반. 군 시절에는 병장쯤 됐을 때 나도 근력운동을 좀 하며 신경을 썼던 것 같다. 아마 군대까지 왔는데 근육이 없으면 좀 그렇지 않나? 하며 동료들과 운동을 했다. 또 그때 부대 내에서 유행이라면 유행이었다. 운동하는 게.
또 30대 초반, 대전에서 생활할 때 몸무게를 63kg까지 뺀 적이 있었다. 매일 줄넘기를 1000번 넘게 하면서 운동을 했다. 대전 갑천 부지와 월평역 맞은편 공원이 기억난다. 갑천 부지에서는 밤 11시에 나와 줄넘기를 한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거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그때는 꽤 뿌듯했었다. 근육을 만들진 못했지만 63kg은 지금도 내 꿈의 몸무게다.
최근에 하는 운동은 그때와는 좀 다르다. 조금 더 절박하다고 할까? 그래도 30대 초반까지는 꽤 젊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인생의 후반전을 제대로 보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운동을 꾸준히 해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유지해야 한다는 각오가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도 산에 다녀왔다. 예산군에 자리 잡은 수암산에 올라 멋진 바위를 여럿 구경하고 돌아왔다. 원래 수암산 정상까지 가려고 했지만 무리하면 내일이 힘들 것 같아 정상을 조금 남겨둔 채 뒤돌아 내려왔다.
‘독서’와 ‘운동’. 마지막으로 하나를 더 꼽자면 ‘일기’를 꼽아야겠다. 보통 주말에는 일기를 잘 쓰지 않는데 이번 주에는 어제와 오늘, 이틀의 일기를 썼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쌓이고 쌓이면 역사가 된다. 개인의 역사이자 시대의 역사가 될 수도 있다. 일기에 세상 돌아가는 얘길 자주 쓰진 않지만 중요한 사건이나 우려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가끔 기록하고 있으니 이게 10년 정도 쌓이면 하나의 사료 역할도 할 수 있을 거다.
역시.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그래도 막 살진 않았다는 게 증명되는구나.
다만 아쉬운 건 역시 집필과 외국어 공부. 또 어제보다 오늘은 더 열심히 산 건지 확신할 수 없다는 씁쓸함.
지금 시간이 밤 10시니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두 시간 하지 못한 걸 하며 주말을 보내자. 그러면 내일부터 시작될 한 주가 더 가벼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