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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Jul 25. 2022

내면에 집중할 때

PORTRAIT. 2022년 7월 25일 월요일, 폭염.

휴가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덩달아 폭염도 다시 돌아왔다. 나야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실내에서 업무를 보지만 야외에서 일하는 이들은 얼마나 고된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그들을 생각하면 내 힘듦은 ‘힘듦’이 아니다. 그렇지만 뭐라 표현하기 힘든 이 불안은 무엇인지. 분명, 그럭저럭 관계들 속에서 무난하게 하루를 보냈는데 떨쳐낼 수 없는 이 공허함은 어찌해야 하는지. 정말 관계들로부터 벗어나야만 나는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인지. 할 일은 많은데 마음이 차분해지지 못하니 걱정만 커진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내면에 집중하자. 그리고 하나씩 해나가자.


우선 가장 중요한 일은 단편영화를 만드는 일이다. 이미 각오를 다졌으니 결과야 어찌 되든 끝마무리를 해야 한다. 과정이 외롭고 험난해도 포기하면 안 된다. 이 과정이 험난하다고 원망하면 나는 꿈을 포기하는 게 맞다. 오히려 지금 찾아와 준 것에 감사하며 견뎌야 한다. 그렇게 단련해야 나는 꿈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으리.     

구체적으로 시나리오 수정을 하고 캐스팅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또 이번 주 주말을 활용해 열심히 장소 헌팅 작업도 해야 한다. 또 지금은 생각나지 않지만 해야 할 실무적인 일들. 아, 스텝 구성을 위해 오래도록 연락하지 않은 몇몇 사람에게 연락을 다시 해야 한다. 그렇게 다시 인연이 이어질 수 있다면.


이번 워크숍에 참여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을 얻는 것이었다. 그 과정이 쉽지 않음을 잘 알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번을 계기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고 과거의 인연도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 그렇게 해서 몇몇과 인연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이들과 함께 이번 작업 너머의 또 다른 작업을 꿈꿀 수 있다면.     


두 편의 단편을 더 만들고 꿈에 관해 고민을 진지하게 할 생각이다. 남은 생은 이야기를 창작하며 살아가겠다는 건 변함없지만 연출과 시나리오(극본) 사이에서 어느 방향이 행복한 길인지 아직은 정하지 못하고 있다. 욕심일 수도 있고,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에 정말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 우선 최선을 다해 내가 해보고 싶은 일에 미쳐본 후 객관적으로 평가해 내가 가야 할 방향이 어딘지 정할 수 있다면 결정은 어렵지 않을 거다. 그러니 앞으로 찍을 두 편의 단편영화에 최선을 다하자. 따라서 이 과정에서 타인의 시선보다 더 신경 써야 하는 건 내면의 목소리다.


잊지 말자. 전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걸.      


두서없이 적어 내려갔지만, 글을 쓰면서 마음은 한결 차분해졌다. 그리고 명확해졌다. 이제 지금부터는 실천만 남았다.      


해보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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