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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Aug 24. 2022

그러니까 일단 시작해 보는 거지 뭐

PORTRAIT. 2022년 8월 24일 수요일, 맑음.

2022년을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8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잠시 올해 내가 이룬 성과가 무엇인지 생각을 해봤는데 그래도 몇 개가 금세 떠올랐다. 부족하긴 해도 나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 대가라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든든해진다. 특히나 이번 달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어려움을 딛고 나가고 있으니 스스로가 대견스럽다. 

정신없이 바빠도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는, 또 만들고 있다는 믿음으로 남은 8월도 최선을 다하자.     


그러니까 세 번째 단편영화를 만들기 위해 8월 한 달을 열심히 살고 있다는 말이다. 나중에 결과가 좋으려고 그러는지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다. 무엇보다 도중에 배우를 전면 교체한 게 심리적으로 꽤 힘든 결정이었다. 그렇지만 결과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정신도 안정을 되찾았으니 다행이다. 이 밖에 촬영 장소도 바뀌고, 당연히 시나리오도 바뀌고, 스텝 구성도 아직 완료되지 못하는 등 부족한 점은 많지만 그럼에도 일단 시작해 보련다. 부족함 속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그리고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거니까. 뭐, 결과가 생각보다 좋지 않아도 후회는 없다. 결과 못지않게 중요한 과정을 후회 없이 보냈으니까. 어쩌면 이번에 단편영화를 제작하면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과연 내가 연출이 맞는가 하는 근원적인 고민을 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성격상 사람들과 함께 일을 도모하는 연출이 과연 내게 맞을까? 이야기를 창작하는 건 포기할 수 없으니 혼자가 편한 나는 그저 시나리오와 극복, 소설에 집중하는 게 맞을까? 이런 갈등을 본격적으로, 또 진지하게 했던 8월이었다. 물론, 아직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성급한 결론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 이 폭풍 같은 일정이 지난 후 다시 평온을 되찾으면 한 번 더 진지하게 고민한 후 결정을 내려야겠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내가 행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행복하게 습관처럼 매일 할 수 있는 일. 그걸 찾는 게 내 진정한 능력을 찾는 일이다.




9월 17일까지 촬영과 편집을 마치면 이제 남은 2022년의 목표는 대학원 진학 준비와 장편 시나리오 집필이다. 

내년에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 최소 2년간 학업과 연구에 매진하는 게 가장 첫 번째 목표다. 사실 20대 시절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학부과정(복수전공)을 마치고 대학원 수료까지 했지만, 제대로 공부를 했는지 돌이켜보면 얼굴이 붉어진다. 그래서 언제나 공부에 대한 열망과 미련이 남아있었다. 자신의 가치를 조금 더 높이고 싶은 욕망도 컸다. 

인생의 전반부가 마감된 지금 이 시점이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에 적절한 순간이라는 판단이 든다. 쉽지 않겠지만 인생은 끝까지 도전의 연속이니까. 

두 번째 목표는 역시 창작(집필)이다. 구체적으로 장편 영화를 위한 시나리오 창작. 상업 장편영화를 목표로 그동안 구상만 했던 이야기들을 본격적으로 써볼 생각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극본과 소설 등 가리지 않고 써서 이쪽에서 먹고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볼 참이다. 쉽지 않다는 건 잘 안다. 그래도 한 2년 매진하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목표 말고 다른 목표도 많다. 세계 여행, 외국어 공부, 운동 등등.

과연 다할 수 있을까 싶은데, 또 다르게 생각하면 하지 못할 건 뭔가 싶다.


그러니까 일단 시작해 보는 거지 뭐.

조급해하지 말고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며 용기를 내면 하나씩 해나갈 수 있다. 

어쩌면 이 일기를 쓰는 일과 비슷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하얀 여백을 어떻게 채울까 막막하지만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한 뒤 일단 한 글자를 쓰면 그때부턴 어떻게든 써 내려가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되돌아보고, 내가 품은 다짐과 꿈을 잊지 않고 되새기는 일,

참 감사한 시간이다.     


오늘 하루 이런 시간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갖고 내일도 열심히 살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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