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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Sep 21. 2022

나의 속도로

PORTRAIT. 2022년 9월 21일 수요일, 맑음.

가을 하늘이 참 좋다. 출근할 때, 점심 먹고 산책할 때, 퇴근하고 돌아갈 때 하늘을 바라보곤 하는데 하얀 구름과 파란 하늘이 조화를 이뤄 빚어낸 자연의 작품에 감탄한다. 아침엔 제법 쌀쌀하고 낮엔 제법 덥지만 청량한 바람을 들이마시면 기분이 절로 좋아져 이런 날이 1년 내내 이어졌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요즘 같은 날은 금세 사라지고 추운 겨울이 다가올 테지. 그때가 되면 지루한 추위를 견디며 다시 따뜻한 봄을 기다릴 것이다. 여름이 엊그제 같은데 겨울이라니. 시간 참 빠르다.      


오늘은 어깨에 짊어진 짐으로부터 좀 벗어나고 싶은 하루였다. 책임과 걱정에서 벗어나 푹 쉬고 싶은 그런 날이었다. 하지만 난 오늘도 출근을 했고, 지금까지 일을 했다. 어제와 별로 다르지 않은 하루였다. 그렇지만 어제와 다르게 보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아직 남아있다. 이따 집에 돌아가 자기 전까지 2시간 정도 독서를 할 거다. 사실 극장에 가서 영화를 한 편 볼까 했는데 딱히 보고 싶은 작품이 없었다.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오늘은 단편영화 걱정, 대학원 걱정, 돈 걱정, 집필 걱정 등 잠시 내려놓고 책 읽기에 집중하자. 그렇게 기분을 전환한 후 내일 새벽부터 다시 해야 할 일에 열중하자.      


정체돼있는 것 같지만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저마다 자신만의 속도가 있는 법. 나 또한 내 속도에 맞춰 가고 있다. 조금 더 빨랐으면 하는 마음이 항상 있지만 억지로 속도를 높이려 했다가 오히려 탈이 나는 수가 있다. 내 속도를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니 꾸준하게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언제나 조급한 마음이 일을 그르치곤 한다. 


오늘 퇴근한 후 읽으려는 책은 사회학자 장 지글러의 ‘인간의 길을 가다’이다. 출근 전에 여는 글만 읽었는데 도서관에서 잘 빌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책은 올해 상반기에 한 번 읽은 적이 있다. 그때도 읽고 기억에 남는 구절을 옮겨 적었다. 이번에는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 작성에 도움이 될까 싶어 읽기로 했다. 전남대 대학원과 성공회대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면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행동하는 양심을 지닌 지식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 자연스레 고향 집에 가고 싶다는 마음도 커진다. 추석 연휴에 다녀왔으니 아직 2주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집이 그립고, 부모님이 그립다. 마침 다음 주 목요일(29일)이 어머니 생신인데 그날은 가질 못하겠구나. 우선 용돈만 보내 드리고 10월에 내려가야겠다. 10월 둘째 주 목요일쯤 내려가야지. 첫째 주는 대망의 촬영이 있으니 갈 수 없고 둘째 주에 한글날 연휴도 이어지니 목요일에 내려가 월요일에 내포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자. 그러면 5일 동안 고향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다. 집에 가면 너무 늘어지는 게 문제지만 10월에는 큰일을 치른 뒤이고, 다시 큰일을 치르기 전이니 푹 쉬면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돌아오자. 생각만으로도 벌써 기분이 좋아지네.


오늘도 고생 많았습니다.

나를 포함해 오늘 하루 열심히 사신 모든 이들도.

긍정의 마음으로 앞에 놓인 난관을 헤쳐나가며 자존감을 잃지 않고,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내일 하루는 오늘보다 더 열심히 살아보자.

열심히만 살지 말고 매 순간이 반짝일 수 있도록 그렇게 살아보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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