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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Oct 12. 2022

그런 반복이라도

PORTRAIT. 2022년 10월 12일 수요일, 맑음.

요즘 계절성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는 뉴스를 봤는데 나도 그런 것 같다. 주요 증상 중 하나가 무기력증인데 최근 일주일 넘게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도 오늘은 이겨보자고 다짐하고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을 시작으로 무기력증을 이겨내고 다시 열심히 살아야지. 아니, 의미 있게 살아야지.     


그러니까 3일 이후부터 지금까지 무기력증을 겪고 있다. 단순히 계절의 영향으로 보긴 힘들다. 뭔가 마음속에 있던 끈이 하나 ‘툭’ 하고 끊어진 것 같은 기분.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로 잡았던 단편영화 촬영을 마치고 밀려온 감정들을 다 감당할 수 없어 잠시 무기력증에 빠진 거라는 진단을 스스로 내렸다. 여기에 계절적 요인이 더해져 나는 일주일 넘게 할 일을 하지 않고 게으르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거다. 

이제 이겨내야지. 그리고 다시 시작해야지.     


인스타그램에서 봤다. 누군가 한 말인데 우디 앨런이 그랬나? 암튼 한 번도 실패해 보지 않은 사람은 도전에 나서지조차 않은 거라는 말. 맞는 말이다. 난 최근에 또 한 번의 실패를 맛본 거다. 물론, 지금 시점에 실패다 성공이다를 논하기엔 너무 이르지만,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으니 거기서 오는 좌절과 후회, 그리고 자책은 내가 실패했다 생각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상처라고 표현해도 되겠지.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잠시 쉬었다고 해도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겠지.


문제는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하느냐다. 무기력증에서 빠져나오기로 다짐은 했는데 무엇부터 해야 하는 걸까? 해야 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중요한 건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 지금까지 나는 욕심 때문에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려고 했었다. 그 결과는 처참했다.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시간을 멀리 내다보고, 인내심을 갖고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차례대로 완수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그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네. 역시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맞다. 그래도 시작부터 주저앉을 순 없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생각을 정리해 우선순위를 만들어보자. 바로 오늘부터 시작해 12월까지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을 우선 정하는 거다. 그러면 2022년을 지금보다 풍요롭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거다.      


올해도 생각해보면 했던 생각 또 하고, 적었던 글 또 적고, 어제 했던 다짐 오늘 또 하는 반복의 연속이었지만 그나마 그런 반복이라도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앞으로 두 달 반 정도 남았는데 그 시간을 누구보다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반복, 또 반복하자. 생각만 되풀이하지 말고 어제보다 조금 더 발전한 오늘이 되기 위해 움직이고 실천하자.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자.

과정을 즐기고, 과정을 밟아나갈 수 있음에 감사하는 거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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