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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Oct 17. 2022

순차적으로

PORTRAIT. 2022년 10월 17일 월요일, 맑음.

힘겹게 시작한 월요일도 저물어간다. 10월도 이제 지나간 날이 남은 날보다 많아졌다. 벌써 이렇게 됐나 싶은데 날은 이미 겨울의 초입이다. 11월과 12월이 지나면 2022년도 역사로 남게 된다.      


아마 2022년을 따로 떼어놓기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이란 시간을 따로 떼어놓아야 할 거다. 내 인생에 있어 ‘내포 시기’로 규정할 수 있겠지. 3년이란 시간 동안 이곳에 있으면서 얻은 건 무엇일까? 우연히 이 기간은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시기와 겹친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위기 속에서 내포에 있던 나는 위기를 피한 삶을 이어갔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 많진 않지만, 정기적으로 나오는 월급을 받으며 안정적인 삶을 누렸다. 정신적으로 성숙? 까진 아니더라도 40대에 접어들며 가치관이나 관계를 대하는 태도도 변했다. 구구절절 설명하긴 쉽지 않지만 간략하게 요약하면 나를 좀 더 사랑하게 됐고, 나를 위한 삶을 살기로 마음먹은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이 다짐과 준비로 2023년에는 드디어 이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다시 나간다. 역시 지금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학교’로 돌아간다는 것. 대학원에 가서 공부하면서 먹고 살 일을 고민할까 한다. 그러면서 꿈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길.     




지난 주말에는 서울 한양 도성길을 걸었다. 지하철을 타고 동대문역사공원역에서 내린 후, 낙산공원과 대학로, 창덕궁과 광화문을 지나 걸었고 시청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가 좋았다. 혼자였지만 나쁘지 않았다. 이번 주말에도 나는 서울의 어딘가를 걸으며 기분전환할 계획이다. 지금 생각하는 곳은 독립문역에서 내려 안산과 인왕산 자락을 걷는 코스다. 몇 번 가본 곳이기에 익숙하고, 또 그래서 더 가고 싶어 진다. 아니면 명동에서 시작해 남산을 오르내리는 코스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새로운 곳으로 도전을 시도해봐도 나쁘지 않다. 목요일 저녁에 서울에 도착하고 금요일은 집에서 쉰 후, 토요일 점심에 서울 나들이를 나서야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맛있는 먹거리도 사 와서 맥주와 함께 즐기자.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말을 기다리며 버티자. 그러면서 해야 할 일도 하자. 편집도 하고, 외국어 공부도 하고, 시나리오도 쓰고, 대학원 준비도 하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일자리도 알아보고,     

...     


다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가장 중요한 것부터 순차적으로 해나가자. 

하나에 집중하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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