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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이노

6. 다이노

#132. 풍수

by 조이진

풍수

다이노들도 산수를 살펴 마을과 집의 터를 잡았다. 큰 산의 줄기에서 내려와 흐른 낮은 동산을 마을 터의 뒷등으로 삼고, 앞쪽은 툭 틔어 타래실처럼 물줄기가 내려다보였다. 산과 물의 위치를 보고 의지해 마을과 집의 자리를 정했고, 길을 나누고, 해를 향해 마을과 집을 앉혔다. 산과 물로 마을과 마을의 경계를 지었다. 오비에도가 “다이노들은 강이나 바다의 물가에 터를 잡는데 뒤에 산이 있는 곳을 좋아했다. 그런 자연 배경이 자신들을 더 이롭게 한다고 여겼다”라고 적었다. 물이 흐르는 곳은 천제와 조상들이 있는 하늘에서 내려온 비가 모인 곳이다. 또 엄마 잃고 배고파 울다 개구리로 변한 가엾은 아이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물기 머금어 매끄러운 여보 나무를 타고 내려와 여자로 변한 존재도 물을 타고 내려왔다. 그러므로 다이노들에게 물은 중요했다. 산도 중요했다. 산에서 물이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곳을 골라 마을과 집을 터 잡았다. 산과 강이 먼 너른 땅 한가운데에는 터를 자리 잡지 않았다.

050721531f8822530c3eb47e2f3dc694.jpg 미국 메릴랜드 인디언 주거지 모습. 울타리 안으로 마을이 있고, 울 밖은 마을 주민들이 경작하는 고누고라는 밭이다. 장방형 울타리 모서리에 방어에 유리한 치가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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