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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이노

6. 다이노

#159. 코카

by 조이진

코카

보이게가 중시한 두 번째 식물은 괴요güeyo라는 식물이었다. 라스 카사스도 인류학자들도 이 식물이 오늘날 코카coca라 부르는 식물이라고 본다. 코카는 콜롬비아와 페루, 볼리비아 같은 곳의 낮은 평야에서 자란다. 카리브 섬에서는 자라지 않는다. 그러므로 남미 대륙 본토에서 카리브 섬으로 수입해서 쓴 귀한 식물인 셈이다. 코카를 먹으면 심하게 구토한다. 구토를 위해서 고안된 스파튤라를 입 안에 넣어 구토를 유발해 위장을 비웠다. 몸을 정하게 하는 과정이었다. 그러면서 코카를 먹은 보이게는 환각 상태에 빠져든다. 괴요를 먹는 과정을 거쳐 보이게는 신을 받았다. 신명이 나고 신바람이 났다. 코카에 미역 같은 해조류를 함께 먹었다. 배고픔과 고통을 잊기 위해서였다. 잉카 문화에서 코카는 중요했다. 축제와 제례 때도 그렇지만 왕이 하층 계급에 힘든 노역을 시킬 때도 코카를 썼다. 코카를 먹이면 힘든 일을 견뎌냈다. 전쟁 중에도 코카를 먹이면 고통과 두려움을 잘 버텼다. 잉카 사람들은 노역과 군역을 맡은 가장 낮은 계급을 맡아mat’a라고 불렀다. 코카는 서리를 맞으면 죽는다. 그러므로 해발 2,600m 아래 낮은 땅을 차지하는 것은 왕에게 중요했다. 안데스 지역에서 그런 땅은 흔하지 않았다. 그 시절에도 코카 때문에 무기를 들고 서로 싸웠다. 보이게가 중시한 세 번째 식물은 여보 나무다.

코카 잎과 열매. 다이노 제사장들은 코카를 먹고 환각을 경험하며 조상신과 접신했다.


코카콜라

이베리아반도 동쪽 발렌시아 밑 아이엘로Aielo de Malferit라는 작은 마을에 미코라는 음료 공장이 있다. 1880년에 설립한 미코의 영업 담당자가 전시회에 생산 음료를 출품하기 위해 로마, 파리, 런던을 거쳐 시카고로 출장을 떠났다. 새로 개발한 음료를 가방에 넣어 1885년에 필라델피아에 도착했다. 상표는 <콜라-코카로 만든 열매Nuez de Kola-Coca>. 아프리카산 콜라 열매와 페루산 코카 잎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음료 콜라코카는 이 전시회에서 혁신제품 상을 받았다. 이 영업사원은 미국 판매 대행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샘플을 주고 스페인으로 돌아갔다. 다음 해인 1886년 미국에서 <코카-콜라>가 출시되었다. 스페인이 발명한 <콜라-코카>는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았다. 코카콜라를 만든 창업자는 남북전쟁에서 부상한 남부군 대령 출신 모르핀 중독자였다. 의사이기도 했던 그는 값비싼 모르핀을 대체할 값싼 약물을 찾던 차에 전시회에서 스페인 영업사원이 가져온 음료를 접했다. 콜라코카와 마찬가지로 코카콜라는 코카 잎과 콜라 너트를 담은 코카콜라를 약국 판매용 의약품으로 판매했다. 콜라 너트는 아프리카인들이 신성하게 여겨 제례에서 쓴 카페인 원료다. 기독교인들은 이것을 흑인 노예를 강제 노동으로 혹사할 때 각성제로 널리 사용했다. 공식적으로는 1903년까지만 코카를 넣어 코카콜라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모르핀 중독, 소화불량, 발기부전 같은 질병 치료제로 광고했다. 잉카에서도 전쟁에서 부상했을 때 고통을 이기는 데 사용되었던 코카가 미국 남북전쟁의 부상자들에게도 고통을 견디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지금은 코카콜라에 마약인 코카도, 카페인인 콜라도 들어 있지 않다. 코카콜라가 있는 애틀랜타는 엄청난 도시로 발전했다. 스페인의 미코 공장이 있는 마을은 오래된 영화세트장처럼 먼지만 쌓인 채 텅 비었다. 이런 일을 알고 있는 스페인 사람들은 콜라코카를 미국인들에게 도둑맞았다고 여긴다.

7671302584_2f8d60471f_o.jpg 후안 미코가 발명한 <콜라-코카 열매로 만든 열매>라는 알코올 음료.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에서는 지금도 이 제품이 코카콜라의 기원이었던 제품이었다고 광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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