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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이노

6. 다이노

#162. 마까오

by 조이진

마까오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다이노들의 평균 키는 167cm 전후였다. 타투를 하고 금으로 귀와 코를 장식했고, 금속과 조개껍데기로 목걸이를 했다. 식민 초기에 기록된 어떤 보고서에도 그들이 기아나 결핍을 겪은 흔적은 없었다. 날렵하고 다부진 체격, 어깨와 머리 위에서는 앵무새가 까오까오 재잘댔다.

images (17).jpeg 타투를 한 다이노 가시관

다이노들은 새의 깃털로 머리를 장식했다. 조개껍데기 조각을 붙여 햇빛을 받으면 반짝이게 했다. 카리브해에는 여러 종의 새들이 많다. 텃새와 철새도 살았다. 지역마다 다른 새 깃털을 머리에 꽂아 사는 지역을 구별해 주고 가문도 상징했다. 앵무새를 비롯해 카리브의 새는 대개 깃털 색이 화려하다. 햇빛을 받으면 무지개처럼 알 수 없는 신비한 색을 발현한다. 다이노들은 앵무새를 애완동물로 키웠다. 많은 사람이 자기 앵무새를 어깨에 올려놓고 다녔다. 아름답고 다채롭게 형형색색 빛나는 앵무새의 깃털을 자신들의 머리와 옷의 깃에 꽂아 장식했다. 례도에서 행하는 제사 의식에서는 물론이고 죽은 사람을 매장할 때도 앵무새 깃털은 중요하게 사용되었다. 잉카의 신에게 인신 공양 된 소녀미라 후아니타도 앵무새 깃털을 꽂고 있었다. 이 앵무새가 다이노 주인의 어깨에 앉아 콜럼버스의 배에 함께 탔다. 그리고 세비야에 내렸다. 콜럼버스가 처음 귀환하여 세비야 환영 행진에서 선보인 앵무새의 그런 화려한 색감을 스페인 사람들은 처음 보았다. 시각적 충격이었다. 기독교 팽창주의와 식민제국주의 이데올로기의 등대와 같은 인물 아리스토텔레스는 새의 재잘거림은 신이 세상을 하나로 창조한 증거라고 말했다. 콜럼버스는 앵무새를 가리키며 스페인과 인도가 멀지 않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나뉘어 있을 뿐임을 저 새가 입증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다이노를 야유하고 멸시하는 세비야 군중에 다이노의 어깨에 앉은 앵무새는 놀라 더 까오까오 짖었다.

Glaucous_Macaw.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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