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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이노

6. 다이노

#163. 온천

by 조이진

온천

1582년에 히스파니올라 관리가 스페인 왕 펠리페 2세에게 보낸 편지에는 다이노들이 온천욕을 한다는 내용이 보고되었다. 이 편지에서 "……. 이 지역과 코아모 강 옆에 샘이 있는데, 그들은 목욕이라는 것을 하며, 유황이 함유된 물은 병든 자들을 위한 약이라 합니다. 인디오는 물속에 몸의 1/4을 담가 목욕합니다……."

313b020d31365bee5a5fbfa08cd678e7.jpg 목욕하는 다이노들. 스페인 기록자들은 목욕하는 다이노들을 특이하게 여겼다.

중세의 의사들은 몸을 씻지 말라 권장했다. 인체는 분비물이 보호막을 형성하여 모공을 차단해서 전염병 감염을 예방하는데, 목욕하면 이런 기능이 씻겨나간다고 믿었다. 그래서 지체 높을수록 작은 손수건으로 손만 살짝 씻는 것이 몸을 씻는 일의 전부였다. 더구나 정복자들이 돌아와 매독이 유행하면서 목욕은 더욱 금기시되었다. 로마는 목욕 문화가 발달한 사회였다. 로마 문화에 기독교가 스며들면서 사람들이 몸을 씻지 않았다. 영혼의 정결을 중시한 기독교는 몸을 닦는 로마의 목욕을 육체의 쾌락에 탐닉한 징표라고 닦아세웠다. 로마 이후 유럽인들은 아주 긴 세월 동안 목욕하지 않았다. 중세는 물론이고 근대에도 유럽인들은 목욕하지 않았다. 유럽인이 다시 목욕을 시작한 것은 19세기에 가까워져서다. 미국인이 목욕을 시작하자 미국을 선망한 유럽인들이 따라 하면서 생긴 변화였다. 그러므로 온천에서 몸을 담가 목욕하여 청결하게 몸을 씻는 다이노들을 야만적이며 미련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이사벨라 여왕은 이렇게 명령하여 다이노들의 목욕을 금했다. “…. 목욕이 그들에게 해롭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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