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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이노

6. 다이노

#167. 가이

by 조이진

배를 타고 왔으므로 콜럼버스가 다이노를 처음 만난 곳은 바닷가였다. 콜럼버스가 이곳이 어디냐고 물었을 때 다이노들은 ‘가’라고 대답했다. 멀리서 오래 배를 타고 온 콜럼버스는 원주민들은 섬을 ‘가’라 한다고 기록했다. 옅은 옥빛 산호바다에는 헤아릴 수없이 많은 섬이 점과 점이 되어 떠 있다.  카리브 바다 섬마다 스페인 지도는 ‘가cay’라고 표기했다.

콜럼버스가 상륙한 바닷가는 다이노들에게는 섬의 가장자리였다. 콜럼버스가 여기는 어딘가 물었을 때 다이노들은 여기는 섬의 바닷가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플로리다 남단에서 바하마 제도까지는 작은 섬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산호가 많고 수심이 아주 낮아서 카누와 요트만 다닐 수 있다. 헤밍웨이는 12년간 이 바다 여러 섬에서 심장 뛰는 사람의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가 문학이 되었다. 차라리 바하마 제도에 속해있는 키 웨스트key west 섬의 키는 다이노 말 가cay를 영어식으로 읽은 말이다. 미국이 스페인 전쟁에서 승리해 확보한 섬이다. 스페인 흔적을 지우려 철자도 미국식인 키key로 바꿨다. 그러므로 키웨스트를 다이노 식으로 굳이 바꿔보면 ‘서쪽 바닷가’라는 뜻이다. 헤밍웨이가 이 바다의 가를 걷고, 모히토를 마셨다. 최고급 쿠바산 여송연 향기를 즐기며 <노인과 바다>를 썼다. 이 섬에서 플로리다 본토까지는 160km, 쿠바까지는 150km로 쿠바에 더 가깝다. 다이노들도 아름다운 이 옥빛 바다 쪽빛 하늘을 무척 사랑했다. 카누를 탄 다이노들이 쿠바섬과 플로리다반도를 오갔다. 점과 점이 선이 되어 섬과 섬을 이었다. 섬이 그들의 징검다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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