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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이노

6. 다이노

#173. DNA

by 조이진

DNA

유전공학자들이 다이노들의 유전자를 조사했다. 카리브와 메소아메리카 다이노들의 유전자는 캐나다, 미국 동부에 사는 북미 인디언이나 페루, 볼리비아 등 남미에 사는 인디오들의 미토콘드리아 DNA와 직접적인 파생 관계를 보여준다. 아메리카 대륙 전체의 원주민들이 유전공학적으로는 하나의 민족이었다. 2018년 2월 연구진은 고대 다이노 치아 속 DNA를 분석했다. 푸에르토리코의 다이노 후손들과 유사성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또 대부분의 푸에르토리코 사람은 혼혈의 정도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을 뿐 흑인이듯 백인이든 혼혈인이든 저마다 다이노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현대의 푸에르토리코, 쿠바, 자메이카, 도미니카를 비롯한 크고 작은 섬과 플로리다와 루이지애나, 미시시피강 주위에서도 다이노와 직접적인 파생 관계가 있는 유사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도 했다. 그동안 역사학계는 다이노들이 멸종되었거나 생존자가 있다 하더라도 대개 백인이나 흑인, 물라토 등 다른 민족 집단과 혼혈을 거듭하여 다이노 후손이 사라졌다고 인식해 왔다. 인종적으로는 소멸하였을지라도 다이노 유전자는 여전히 유전되고 있다. 실제로 푸에르토리코나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이루어진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다이노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은 백인이나 흑인, 또는 세 인종의 유전자가 모두 섞인 비율이 높았다. 이들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DNA 중 10~20%는 다이노의 유전자 특징이라고 조사되었다. 푸에르토리코에는 자신들이 순수 다이노 혈통이라고 주장하는 인구집단도 있다. 이들 집단의 미토콘드리아 DNA 가운데 61%는 500년 전 다이노의 유전자와 같았다. 2018년에는 미국의 유전자 연구기관이 대 앤 틸리스제도에 현재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DNA를 분석했다.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은 61%가, 쿠바 사람들은 33%가, 도미니카공화국과 아이티 사람들은 30%가 다이노 조상과 같은 미토콘드리아 DNA를 갖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들 몸의 1/3 이상은 그들의 조상 다이노의 유전자와 공통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였다. 도미니카에는 다이노의 언어 흔적을 비롯해 농사 방법, 음식, 전통 의학, 어로, 가옥, 건축, 구전되는 역사와 종교적 특징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농촌 마을도 있다. 푸에르토리코 산골 작은 마을에서는 아직도 순수 다이노들이 극소수나마 혈통을 유지하며 문화적 특징을 고수하며 살고 있다는 것도 밝혀지고 있다.


유전자 과학의 발전은 카리브의 젊은이들을 다시 하나로 연대하게 만드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자신들의 조상 다이노들이 카리브 전체에서 같은 민족으로서 하나의 공동체로 연대하며 살았던 과거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다이노 부활Taíno Revival”이라는 주제로 다이노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카리브해 여러 나라에서는 과거 조상들의 고유문화를 부활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유럽의 식민지라는 현실을 극복하고 독립성 강한 다이노 정체성을 되찾으려는 운동이 다이노 문화의 부활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taino-dominican6.jpg 오늘날 카리브해에서는 다이노 문화 정체성을 되살리려는 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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