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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바나

8. 아바나

#202 탭댄스

by 조이진

탭 댄스

1952년 미국에서는 뮤지컬 영화의 최고작이라 평가받는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g in the rain>가 개봉되었다. 남자 주인공은 사랑에 젖은 기쁨에 비를 맞으며 거리에서 춤을 춘다. 접은 우산을 손에 들고 구두로 바닥을 두드렸다. 그때는 길이 포장되지 않아 미국인들은 구두 밑창을 쇠 징으로 박아 구두를 보호했다. 그런 구두로 길을 걷다 길바닥을 발로 차면 리듬을 만들 수 있었다.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 포스터. 이 영화는 탭탠스를 선보인 최고의 뮤지컬 영화로 꼽힌다.

발은 언제든 퍼커션 악기로 사용될 수 되었다. 탭댄스는 안달루시아 플라멩코에서 시작된 오래된 춤이다. 스키피오 시절부터 안달루시아는 탭댄스를 추었다. 플라멩코의 탭댄스도 쿠바에 밀항했다. 1,600년대에 스페인 군인의 발바닥에 숨어 쿠바에 들어왔다. 탭 댄스를 스페인에서는 자바테오라고 부른다. 두 명 이상의 남자들이 발재간을 부리며 대결했다. 한 명이 어려운 발재간 리듬을 만들면 다른 사람이 그 소리를 똑 같이 따라 한 다음에 또 다른 탭 소리를 즉흥적으로 추가해 시연했다. 그러면 또 다른 사람이 그 리듬을 재현하고 또 새로운 테크닉으로 새로운 소리로 만드는 경연은 발로 하는 대화였다. 배틀의 방식으로 보면 바스크가 시와 노래로 배틀했던 재잘과 비슷했다. 동작은 크고 격렬하지만, 리듬은 단순하고 반복적이다. 그 점에서 데시마와 비슷했다. 스페인 자바테오를 쿠바 멋쟁이 하바네로들이 따라 하기 시작했다. 흑인들은 나무 상자 든 의자 든 소리 나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두드렸다. 흑인들은 무엇이든 두드리며 소리를 내고 비트를 만들어 음악이 되게 했다. 그들에게 음악은 두드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빚어진 비트에 몸을 맞췄다. 상대방 흑인의 노랫말을 받아치고 또 되돌려주면서 노래를 이어갔다. 자바테오를 따라 했지만, 노랫말은 대개 흑인들의 종교와 신에 대한 찬양이 주를 이뤘다. 그러니까 자바테오를 따라 발로 바닥을 차며 부른 노래와 리듬과 춤은 흑인 노예들의 제의이기도 했다. 혹자는 탭댄스의 기원을 아프리카 흑인에서 찾는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발로 땅을 차 소리를 내는 전통이 없다. 쿠바에 온 흑인들이 스페인 춤의 영향을 받아 따라 한 춤이 탭댄스다. 그것을 1800년대 중반 미국 흑인들이 따라 추었다. 그리고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진 켈리가 빗속에서 우산을 접고 탭댄스를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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