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9. 바퀴
바퀴
바닷속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속이 훤히 보이는 물에는 온갖 형형색색을 한 물고기들이 가득했다. 지중해에서 본 물고기들과는 매우 달랐다. 이를 본 선원들은 탄성을 뱉었다. 하지만 땅에서는 앵무새와 도마뱀 말고는 아직 아무런 동물을 보지 못했다. 콜럼버스는 이 섬에서는 잡아먹을 동물이 없다고 판단했다. 가축으로 키워 잡아먹을 덩치 큰 동물도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그랬다. 안데스산맥 고지대에 사는 알파카 정도를 제외하고는 중남미 아메리카 대륙에 덩치 큰 동물은 없었다. 농업은 아주 발달했지만 키울 가축이 없었으므로 농사는 사람의 힘으로만 지어야 했다. 소와 말이 없다는 것은 소·말이 끌 수레가 없다는 뜻이다. 수레가 없다면 바퀴도 없다. 수송 능력이 현저히 부족했고, 수송할 것도 없다. 유일한 운송 수단은 카누뿐이었다. 바퀴가 없으므로 길도 없었다. 길이 없으니 왕권이 강력한 사회로 발전할 수도 없었다. 작은 마을 단위의 씨족사회가 쿠바섬에 오랫동안 지속한 이유다. 말과 소 같은 힘쓰는 가축이 없는 생태 환경은 아메리카가 철기 문명으로 발전하지 못한 원인이 되었다. 다이노들은 대개 초식했다. 유럽인들은 그때 전투 때 말을 타고, 양, 돼지, 소 같은 동물을 주식으로 먹었다. 네발 달린 동물을 보지 못한 콜럼버스는 다음 항해 때 어떤 동물들을 실어 올 것인지 떠올렸다. 식민지 정복 전투 때 탈 말과 기독교인들이 잡아먹을 동물이 필요했다.
콜럼버스는 선발대를 내려보내 쿠바를 탐사하면서 황금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바람은 부드럽고, 바닷물은 투명하여 아름다웠지만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나는 오직 금을 찾는 일에만 조바심이 났다. 이곳 사람들이 정말로 금으로 만든 장식물을 팔과 다리에 두른 것을 보았다. 그것은 분명히 황금이었다. 하느님의 인도하심으로 나는 절대 금광을 찾아내고야 말 것이다”라고 기도했다. 조사하러 다녀온 수색대원은 마을에서도 코에 걸린 꽤 큰 금 장식물을 보았다고 했다. 선원들이 황금을 보기만 했지, 바꿔오지는 않았다. 콜럼버스는 “나는 원주민들에게 하찮은 물건 하나 주고 황금과 바꿔오지 않은 일에 무척 화를 냈다”라고 기록했다. 콜럼버스는 또 이곳 사람들은 과나하니에서 만난 사람들과 언어와 풍습은 같았지만, 그들보다 더 문명화되었고, 막무가내가 아니어서 다루기도 쉬웠고, 더 친절하고 영리하다고 생각했다. 면직물을 들고 와 기독교인의 잡동사니와 교환할 때도 협상을 꽤 잘한다는 인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