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러지는 게 답일까

by 팔로 쓰는 앎Arm

이렇게까지 힘든 걸 보니 그냥 떠나버릴까 싶다.


사람도 힘들고 일이 좋아 버티는 시간도 더 못 늘리겠다. 아니 솔직히. 지금도 일이 좋고 일하는 시간 느끼는 즐거움이 좋아 가만히 있지만, 이게 얼마나 갈지 잘 모르겠다. 이제 확신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얼마 전 작은 다툼을 한 친구는 말했다. 인생엔 에너지총량의 법칙이 있다고. 난 그걸 너무 써버린 게 아니냐며 동정해줬다. 동정이었다. 그걸 듣는 나도 그다지 기쁘지도 불쾌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거니까. 그게 사실일 수도 있으니까. 이제 나는 아무 확신이 없다.


아니면 아니고 맞으면 맞고. 분별이 확실하던 때가 있었다. 이젠 모르겠다. 계속 가야 할 집단이 생겨버린 탓일까. 무겁고 부담스럽다. 부담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남의 일에 관심 많은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 걸 알고난 후부터는 그냥 다 귀찮다. 그래 그 단어다. 귀찮다. 그리고. 내가 부담스러운 관계라면 더 받아주면 안 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걸 참고 받아주던 시간들은 나만 좀먹었지 상대는 그것에 고맙다는 생각도 진심으로 느끼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난 후부터 수년의 세월이 허무하고 소름끼친다. 그냥 마음이 안 좋았다.


조직에 가면 부조리와 싸우고 얼마 안 되는 혼자 있는 시간은 사람이 남긴 흔적 때문에 또 고통받고. 그저 신경을 꺼보려는 시도를 내버려두지 않는 좀먹은 관계가 있고. 차라리 연인 같은 거라면 뚝 끊어버릴 텐데. 그게 아니라니 시간이 가는 수밖에 없다. 또 시간에 의지할 수밖에. 여기 적는 것도 무의미할지 모르지만 그냥 일기를 적는 느낌으로. 나를 위로한 방법이 이것뿐이니까.


원래가 사람에 의지하던 성격도 아니었고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고. 내가 좋아하는 다른 걸 찾으라는데 그건 바로 이 일이고. 그렇다고 뭘 다른 걸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다시 운동을 해보는 수밖에 없고. 그냥 주절주절 적어내려가다보니 뭐가 두려운 게 명확해진다. 뭐가 이렇게 무섭지. 너무 쉼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필요한 건가. 그런 거다. 뭔가 "미칠듯한 느낌"이 있었다면 이젠 그게 없는 것? 그게 너무 싫다. 벌써 사라져버렸다는 게 싫다. 지겹다. 혼자 징징대는 것도 그만해야할 것 같다. 이젠 이걸 버틸지 버릴지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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