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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을 습관처럼 앓는 나와 당신

by 팔로 쓰는 앎Arm
#. 돈 쓰는 게 제일 재밌다는 같잖은 위안으로 하루 더 연장해봐야 무슨 의미야?
#. 자극적인 걸 찾아 하루를 더 연장한다고 뭐가 달라져?
#. 내 얘기를 털어놓지 못할 연인이 무슨 소용이야?


'이성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서있기가 힘들다. 극단이다. 아예 드러내거나 아예 얘기를 숨긴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눈이 핑글핑글 돌 정도로 왼 얼굴이 아프고 저릿하다. 마사지든 운동이든 하다 보면 이렇게 삶을꾸역꾸역 늘려 어디로 가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돈 쓰는 게 제일 재밌다'는 누구 말처럼 소소한 '탕진'을 하다보면 이렇게 하루를 연장했는데 내일은 어쩌지? 하는 물음표를 찍는다.


뭐라도 좀 해보라는 조언 따라 하기 싫은 걸 꾸역꾸역 하다보니 어라 살아지네는 무슨 이렇게 하고나면 찝찝함만 남는데 남들은 정말 이게 재밌어? 따위의 생각만 든다. 어찌 다들 똑같겠어. 저마다 푸는 방법이 다른 건데 나란 인간은 그쪽은 아닌 거다. 눈 감고 귀 막고 살면 그건 또 뭐지? 그럼 내가 설정한 방향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과 걷는다. 어차피 힘들게 온 거 방향도 엉망이라면 그냥 막 가면 또 달라지나?


딱 서로 알기 전까지만이 좋은 건 우리는 어차피 모든 걸 공유할 수 없는 사이기 때문이다. 세상 혼자 사는 거지 대신 살아줄 수 없잖아. 같은 처지에 있지도 않은 우리는 더욱이 뭘 내놓을 수 없는 관계다. 내가 항상 존경할 수 있는 사람 따위를 입에 달고 사는 건 그런 이유다. 이해받지 못해도 존경할 수 있다면 상관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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