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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로 쓰는 앎Arm Feb 17. 2018

윤리참극

1가정1권 필수 '이상한 정상가족'

"언제라도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너의 몸은 온전히 너의 것이 아니며, 나는 언제든 너에게 손댈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체벌에 동의한다는 것은 이 가르침을 수용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모욕의 역설을 이해하게 된다. 모욕은 타인의 인격을 부정할 뿐 아니라, 그러한 부정에 대해서 부정당하는 사람의 동의를 강요한다. 그것은 의례의 일부이며 질서의 일부가 된다. 결국 자신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을 최종적인 목표로 삼는 폭력이다."


"나는 언제든 너의 몸에 손댈 수 있다는 가르침, 과거 여성에 대한 폭력도 같은 메시지를 깔고 있었다. 체벌을 비롯하여 친밀한 관계에 있는 타인에 대한 반복적 폭력은 모두 같은 메시지를 보낸다. 나는 언제든 당신을 통제할 수 있다는 권위주의적 메시지, 당신이 존재할 권리를 결정하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때리는 사람인 나라는 주장, 그렇게 힘으로 상대를 침묵시키고 상대의 목소리를 부정하고 때리는 사람의 목소리를 상대 안에 심으려 하는 시도다."


"최근에는 '가족 몰살'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영국에서 1980년부터 2012년까지 일어난 '가족 몰살' 사건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대체로 가장의 역할에 대해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남성들이 '가족 몰살'의 가해자다. 그런 남성들이 가족 해체나 경제적 파탄을 맞게 됐을 때, 자신의 종교나 문화적 관습을 아내나 아이들이 따르지 않을 때, 또는 외부의 위협에서 가족을 보호하겠다는 과대망상으로 가족을 몰살한다."


"가족 살해자의 전형적 특징은 대체로 가족에게 헌신적이고 충실해 보였지만 친구가 별로 없고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던 중년 남성들이라고 한다. 가족 구성원을 독립된 개체라기보다 그들 자신의 일부로 여겼던 사람들이 배우자와의 이별이나 파산 등 위기가 닥치면 자살을 저지를 때와 비슷한 심리 상태에서 자아를 구성하던 모든 것을 지워버리는 행위로서 '가족 몰살'을 자행한다는 것이다."


"중국 본토에서는 부모의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이 거의 발견되지 않으며, 그런 사건이 발생해도 언론은 이를 한국, 일본과 달리 '가족 자살'로 부르지 않고 '윤리참극'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중국 본토에서는 엄격히 살인을 강조하고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며 함부로 부모가 그 생사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국가의 성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가족' 윤리가 우위지만 중국에서는 '개인' 윤리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명절, 접혀 아픈 목에 깁스보호대를 한 채 늘 피신하는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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