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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로 쓰는 앎Arm Jan 30. 2019

오구오구 꼰대찡

꼰대가 꼰대하면 그냥 꼰대를 꼰대로 대우해주기로 했다. 꼰대는 꼰대로 자기 위안을 얻는 존재니까. 꼰대의 오류를 지적했다가는 큰일나고 만다. 꼰대의 자존심을 다치지 않게 지켜주기로 했다. 그러면서 나를 존중하는 일을 잃지 않기로 했다. 꼰대의 마음을 짐작조차 할 수 없던 초년생 시절과 달리 꼰대하는 꼰대들을 여럿 보고 나니 꼰대가 꼰대하면 "뉘예뉘예 꼰대님" 하면 된다는 걸 '마침내' '깨달았다'. 이 때 쓰지 말아야 할 말은 "죄송합니다" 따위의 것이다. 꼰대가 꼰대하는 걸 막기 위한 방편으로 저 말을 쓰면 꼰대는 "아싸라비야 더 꼰대해야지"가 되기 때문에 "꼰대님 뉘예뉘예 알겠사옵니다 꼰대마마" 정도로 받아치면 된다. 그러면 꼰대는 머쓱하기도 하고 자기 꼰대를 꼰대해서 시원하기도 하고 해서 금세 그만 두니까.


꼰대가 꼰대 하면 반응하지 않기로 했다. 꼰대가 꼰대하면 그 안의 문제로 둘 뿐 난 웃으며 "니예니예 꼰대님" 하고 내 갈 길 가면 된다. 이 모든 것의 전제는 자기 할 일 제대로 하면서. 꼰대들은 꼰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으니까. 바꿀 수 없으니까 그냥 '레리꼬' 하게 두면 된다. 꼰대 역시 완벽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기강 다잡기, 혹은 다른 팀 보여주기로 '자잉 과의식'해 만만한 이에게 꼰대질하기 때문에 "난 만만한 상대 아님^^"을 매번 확인시켜줄 수밖에 없다. 나는 어린 나이가 아닌데, 내가 속한 사회서 너무 어려서, 쉽게 꼰대의 표적이 되곤 한다. 변태의 표적이 되거나 꼰대의 표적이 되거나. 거지 같지만 현실로 인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빡칠' 땐 초심(?)을 억지로 상기하는 거다. "성범죄 아닌 게 어디야". 이러면 나에겐 꽤나 큰 위로가 된다. 듣기엔 불편할지 몰라도, 이게 최선이다. 그래서 꼰대를 귀엽게 보아줄 수 있는 것이다. "오구오구 꼰대찡. 꼰대찡 마음, 우리에게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얏!!" 꼰대 역시 자기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부족한 인간에 불과하니, 범죄 아닌 자존심 부리기라면 나, 귀엽게 봐줄 수 있어.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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