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하루, 이렇게 하루 잠깐 외롭고 말 건데, 그 외로움 없애자고 아무나 들였다가는, 너무 무책임한 거지. 그마저도 몸이 아파서 그걸 약이나 시간으로 달래는 순간이 대부분인데. 그 순간의 외로움. 그 짧은 순간 때문에 그런 무지막지한 책임을 지기란 서로에게 너무 무책임한 거잖아. 나의 외로움의 시간과 상대의 외로움의 시간이 같지 않을 거고, 서로를 필요로 할 시간조차 너무나 다를 건데, 이거 잠깐 외로운 거, 하루 꾹 바삐 움직여 참으면 되는 걸 못 참고 난리부르스를 치면, 그게 어른이냐고 그게. 게속 외로울 것도 아니고. 그렇게 바쁘다가 잠깐 허한 건데. 그거 못 참는다고 뭘 함부로 들인다는 게 말이 되냐고. 진짜 웃긴 거지.
그냥 산다는 건 많은 가능성 중에 몇 가지를 선택하고 그렇게 길을 걷다가 또 오는 가능성에 고심하다가 마침내 '선택'이란 걸 진짜로 해본 다음. 어른이 되어서 그 선택이 맞았다는 걸 증명하려고 난리부르스를 치는 과정이 나일까 하는 거지. 우리는 자꾸 거창한 뭔가를 넣으려고 하지만 말이다. 그냥 한 걸음 떨어져 보려고 난리부르스 쳐서 노력해보면 실은 별 일 아닌 일들의 연속이 나를 울리고 웃기고 그러는 거지. 그러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웬만하게 살다가 전력을 요구하는 일들에는 전력을 다하는 건데. 전력을 요구하는 일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그것. 그게 바로 젊음 아닐까 하는 거지.
내게 열린 가능성들을 막고 싶지 않고, 내게 열릴 문들을 굳이 내가 손 내밀어 닫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 괜한 외로움에 속아 어른답지 않은 행동을 하지는 말자는 거야. 외로움에 속아 선택을 하고서는 그 선택이 맞닥 증명하려고 힘들 거라면 어차피 힘들 거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힘든 게 낫잖아. 물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힘들면서 그런 이상한 모순이라는 착각에 빠지겠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힘들면 '이거 왜 했지?' 따위의 착각을 하겠지만 그건 정말 착각이라는 거지. 그렇다는 걸 잊지 않게 내가 참 조심해야 하는 거지. 내 자신을 자꾸만 외로움에서 구원해야 하는 거니까.
외로움이 무서운 건 말이야. 대안들이 가득해 보일 때의 외로움은 그저 선택 하나로 내가 헤치고 나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말야. 그조차 허락이 안 되는 날이 오게 될까봐 나는 종종 무섭다가 말다가 하는 거다. 지금도, 나는 외로움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을 치며 증명하고 있지만 말야. 그러면서도 가끔은 질려버려 '잠깐만!' 외치다가 이내 다시 발버둥치는 거지. 손에 잡히지 않았던 것들, 않는 것들, 않을 것들. 그런 것들에 대하여 이제는 한 걸음 멀리서 조금은 생각해보는 거지. 이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왜 벌써 하느냐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그냥, 이대로 떠났어야 할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는 거지. 떠날까. 말까. 떠날까. 떠나야 할까. 버티는 것도 재능이고 복인데. 뭐가 맞을까. 둘이 되어 살아볼 순 없을까. 그런 생각을 괜히 해보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