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거칠게 적는 어떤 집단의 문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by 팔로 쓰는 앎Arm

1. 각도기를 들고 있다.


기사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이미 각도기를 끌고 간다. 마지막 문단의 주장이 기자의 의견을 대신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혹은 마지막 문장을 한 줄쯤의 반론 역할로 쓰고 그 위에 기자의 주장을 대변하는 숫자, 다른 이의 목소리가 각기 다른 문단에 차례로 나열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2. 어떻게 생각하나요


대개 각도기를 들고 글을 던진 다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먼저 나온 선택지가 기자의 생각일 가능성이 높다. 혹은 데스크의 생각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 생각이란 건 기자, 데스크 개인의 것일 때도 있지만 회사의 것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경우의 수가 더 많다.


3. 자극적인 기사


대개 기자가 쓰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온라인 이슈팀 따위의 이름으로 내보내거나 정규직 온라인 우라까이 기자 하나를 뽑아두고 하루에 기사 여러 개를 양산하게 해뒀을 가능성이 높다. 대개 이 기자가 트래픽으로 칭찬받아 이상한 자부심을 가지면 괴물이 탄생하게 된다. 혹은 데스크가 트래픽을 포기하지 못하고 괴물을 키울 때가 많다.


4. 열심히 하는 기자


열심히 하는 기자는 대개 조직서 대차게 까인다. 지나치게 똑똑하거나 열심히 해 튀는 사람은 기자 사회서도 밟는다. 그건 어딜 가나 마찬가지라서 인간 사회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언론사가 어쩌구 그래도 되느냐 어쩌구 하는 정의를 자꾸 찾는 이들이 있어서 그냥 다 그런 건 아니라고 좀 세게 적어 둔다.


5. 뒷배가 있는 기자


기자들은 집안, 배경 따위를 묻는 질문을 일생동안 수백번 받고 그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 체 하는 데 익숙하다. 대개 기자들은 좋은 집안서 좋은 교육 받고 자랐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다수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수가 더 많다. 또한, 집안이 좋은 이는 들어올 때부터 회사에 소문이 쫙 퍼지고 거래처(?)에도 소문이 쫙 퍼진다. 그게 곧 힘이 된다. 그것도 능력이 된다.


6. 진보 언론


진보 언론에 대한 환상을 가진 이들이 많아 적자면 그들의 술자리, 아주 더럽다. 온갖 여성 비하, 성적인 욕설이 난무하는 곳이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남성 비하하는 사람들 있다. 사회의 온갖 갈등을 보고 싶다면 이 술자리를 보면 된다. 지연, 좌파 우파의 갈등(놀랍게도 그 안에서도 극명히 갈린다. 당연하지. 상대적인 거고. 우리나라에 좌파가 있나 싶다 나는. ) 등이 난무한다. 서울에서도 어떤 서울인지, 태생부터 서울인지, 별 지랄을 하며 편을 가른다.


7. 성격


뭔 말을 못한다. A를 말하면 야망 있다고 지랄을 해대고 B를 말하면 자신감을 키우라고 지랄을 한다. 그러니 적당히 눈치껏 리액션이나 크게 해주면 된다. 그럼 착하고 센스있다고 좋아한다.


8. 망상


대개 망상에 빠진 이가 많다. 펭수가 유행하는 건 킴 카다시안 같은 현상이고 박서준이 잘생긴 건 사회가 만든 폐해며 여자들이 자꾸 회사에 들어오는 건 사회가 점점 망해가는 상징이다. 이런 사람들 앞에선 정상적인 대화를 하려고 들면 안 된다. 그냥 귀로 듣고 귀로 뱉는다.


9. 피해의식


칭찬을 하면 비꼬는 걸로 알아듣고 남이 그냥 한 말에 이틀 밤을 새워 상상해 대든다. 지겨운 동네다.


10. 인간이란


다른 조직은 안 가봐서 모르지만 아마 인간 사는 곳은 다 이러지 않을까 싶다. 어디서나 긍정왕이 승리하리라. 난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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