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이 곳을 거닐고 해야 할 일들을 해내고 별의별 것들을 하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무슨 복일까? 조금만 더 욕심내보고싶다. 모든 것에 감사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해준 모든 것들에 말이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계속 이렇게 살 수 있을까? 경제적 자유다. 그것이 정답이다. 간단하고 쉬운 답이다. 그걸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계속 삽질해야 한다. 표현이 거세지만, 그게 답이다. 요즘같이 정석이 있지만 다른 길도 장려받는 행운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정말 여러 삽질을 해야 한다. 여기저기 씨를 뿌리고, 어디서 꽃이 자라고 어디서 나무가 자라는지 봐야 한다. 복된 세대다. 복받은 세대임에 틀림없다.
언어 좀 할줄 아는 능력을 타고났다는 게 이렇게나 사람을 이끌어주었다. 진심으로 감사할 일이다. 감사해 눈물이 날 지경이다. (비꼬는 것 아님+실제로 눈물나는 것 아님.) 이런 복된 시간을 주시려고 그러한 고난들이 있었을 거라고 혼자 생각한다. 그러면서 조용히 침잠한다. 저 주세요. 더 욕심낼래요. 더 주세요. 더 섬기고 더 감사하겠습니다. 삶은 기브 앤 테이크다. 무슨 말인고 하면, 감사하면 감사할 일들만 생긴다. 난 보아하니 감사할 일이 많아 시기질투를 한몸에 받는 삶을 타고난 것 같으므로, 시련이 생기면 '내가 귀여운 탓인가' 하면서 계속 감사하고 살련다. 무한히 감사하다. 외롭지만, 무한히 감사하고 사랑한다. 이 세상을 사랑한다. 아름다운 세상이다.
사랑해마지 않는 것이 생겼으니 지켜야겠다는 강렬한 생각이 든다. "삶은 네가 긍정적으로 여기는 걸 가져다주지 않는다. 네가 쟁취하기 위해 투쟁한 것을 가져다준다." 요즘 내 뒤통수를 때린 문구다. 가끔씩 떠올리겠다. 갖기 위해 싸우고 싶은 것. 난 싸우는 게 싫다. 싸우지 않아도 되었다. 싸울 필요도 없었다. 싸울 가치 없는 이들이 주변에 널려있었으니까. 하지만 이젠 싸워도 보겠다. (아니 사실은 아니다. 무서웡.) 아무튼, 사랑하는 이 순간을 더 누릴 수 있게 해주시라. 계속 더 나아갈 수 있게 해주시라. 천지간에 빌어본다. 사랑하는 것들을 지켜나갈 힘을 주소서.
사랑이 세상에 유일한 기적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갈수록 절절히 알게 된다. 나의 경우 그 대상이 사람은 아니지만, 이 세상을 사랑한다는 것도 복된 일이다. 복된 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