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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로 쓰는 앎Arm Nov 12. 2016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려나

복잡한 일들이 많다. 회사, 꿈, 공부, 환경. 생각할 것도 너무 많아서 때론 도망가고 싶다. 생각의 고리를 끊는 게 현답일 때가 늘어난다. 슬프다. 확실한 불평등과 차별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그걸 문제 제기하는 데 꽤 많은 주저함이 들어가야 한다는 게 쓰다. 어쩔 수 없어 그냥 있는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 뿐이다.


시간이 흐르면 달라질까. 그냥 무덤덤하게 기다리면 되는 걸까. 아닌 건 아닌 거다. 하지만 말할 수 없다. 아집은 어쩔 수 없는 거다. 그걸 지적하는 것도 해서는 안 될 일이며 주제넘은 일이다. 무섭고 두렵다. 세상엔 그렇게 묻히는 일이 태반이다. 봇물 터지듯 나오는 문제들도 이전의 작은 외침들이 쌓인 후일 때가 많다. 견디다 못해 깨져버리는 커다란 돌덩이인 거다. 그 세월은 얼마나 길까.


부질없다. 자꾸만 고민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굉장한 착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적어 가슴이 답답하다. 그러나 절망하지 않기로 했다. 일단 1년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2년. 시간은 훌쩍 흐를 것이다. 그러다 보면 돌덩이의 파임도 좀 더 깊어지리라고 믿어보는 거다. 무작정. 단번에 바뀌는 건 없을 것이다.


내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만이라도 이 절망감을 덜 주고 싶다. 자꾸만 돌덩이에 뭔가를 던져보고 싶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절망적이고 가슴이 답답하지만 일단은 그렇게라도 버텨보기로 했다. 내가 내 일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더 괴롭다. 글 쓰는 일을 사랑하고 취재하는 일을 사랑하기에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거다. 매일같이 열심이지만 그게 누군가가 이용할 틈을 주는 것이라면 당연히 거부해야 하는 게 맞다. 일부 미꾸라지 같은 인사가 불평등과 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만드는 문화를 혐오한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세계 지배구조가 이렇게 흘러가는 마당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더 놀라지 않을 것 같지만 만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거다. 그걸 특정 성별 혹은 계층에 유리하고 혹은 불리하게 해석해 자기만의 위안을 삼으려는 일부 인사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당신이 가진 사고의 돌덩이는 시간이 흐른 후 반드시 깨질 것이다. 그래야만 이 고민이 일부의 것이 아닐 수 있다. 이 고민은 어쩌면 일부 중에서도 일부의 것이다. 나머지 일부는 그 고민을 할 여력조차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고민을 시작한 자가 생각을 멈춰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도 그 돌덩이와 불평등 차별이 무어라는 것도 제대로 적지 못했다. 게다가 그 인사가 누구이며 어떤 책임을 갖고 있는 자인지도 적지 못한다. 그네들에게는 공기처럼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라고 인식하지도 못할 테고 괜한 이슈 제기로 시끄럽게 한다고 인상을 찌푸릴 테다. 자꾸만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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