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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햇살 May 13. 2021

교사가 적성에 맞는 사람들의 공통점

세상의 진심이 너에게 닿기를

 교직에 있으면서 참으로 많은 교사들을 보게 되었다. 그중 ‘교사 안 했으면 어쩔 뻔했을 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성에 찰떡인 분들도 많이 만나게 되었다.

 그럼 교사가 적성에 맞는 사람들에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하지만, 교직이 적성에 맞아 보이는 그들에게 물어보면 아니라고 답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그래서 ‘학생들이 좋아하고, 선한 영향력을 지닌 교사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로 질문을 바꾸는 게 좋겠다. )


출처:Unsplash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유독 교사의 자리, 교탁 주변에 학생들이 많이 있는 선생님들이 계신다. 수려한 외모?, 탁월한 수업 능력?, 젊은 감각?, 센스와 유머러스함?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3월, 4월... 시간이 흘러도 학생들이 따르고, 좋아하는 선생님들은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아이쿠,,, 많이 아팠겠다. 이제 괜찮아?” “많이 속상했겠네,,, 요즘엔 어떤 거 같아?” 아이들은 별 말 아닌 사소한 대화도 담임과 한 것은 더 선명하게 기억하고, 의미를 둔다. 존중을 바탕으로 한 공감능력은 여느 인간관계에서나 마찬가지로 꼭 필요하다.


 교실 안에서 나는 철저히 어른이 아닌 아이가 되어 생각해본다. 놀랬지만 놀라지 않은 척, 놀라도 놀라지 않은 척,  재밌지 않아도 재밌는 척, 이해가 안 가지만 이해가 가는 척, 안 들었는 데 들은 척.


  포용력을 지니고 있다. 


 저런 기질의 아이도 있구나. 저리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저렇게 해석될 수도 있겠구나. 그렇구나. 그럴 수 있겠구나. 연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포용력이다.


 얼마 전 일이다. 수업을 하다가 “방금 나눠 준 프린트물 공책에 붙여보자.”라고 말하고 나서 몇 초가 지나자, 유난히 분주한 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야물딱진 손놀림으로 공책을 교과서 한 페이지에 열심히 붙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이 아이는 1학년, 2학년도 아닌 무려 5학년이다. 나는 놀라지 않았다. 하루에도 기상천외한 해석과 이해력, 창의력으로 날 꾸준히 놀래켜 왔기에 꽤 단련이 되어 있었다.


 방금 든 예화는 단순한 행동을 묘사한 가벼운 에피소드이다. 하지만, 교실은 직장인의 사회생활과 많이 닮아 있어서, 수많은 인간관계, 알력 다툼, 이간질, 질투와 배척, 따돌림 등 다양한 모습이 모두 담긴 곳이다. 매일 드라마 한 편을 찍는 듯한 예상치 못한 전개와 그들의 감정 그래프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아이들은 어른의 눈으로 보기에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이유로 싸우고, 힘겨워하고, 울고, 슬퍼하기도 한다. 정말 이해가가지 않는 이유로 기뻐하고, 놀라고, 행복해하기도 한다. 따라서 교사에게는 이러한 과정에서 오는 다양한 감정선, 사건 사고에 포용력, 이해력이 필수적이다.



다시 만날 때도
우리가 지금의 우리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래
그땐 각자의 색으로 가득 채운
너희들의 도화지를 보여주길 바래
네게 닿기를 바래
세상의 진심이 너희들에게 닿기를 바래
 
-달지, 다시 만날 때(Feat. 6학년 2반) 가사 중-


 아이들이 먼 훗날, 문득 날 기억했을 때 따뜻한 기억이 제일 먼저 떠올랐으면 좋겠다. 아주 가끔 떠올리게 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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