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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가 베스트

8월의 감사

by 자몽에이드

새삼스럽지만 이렇게 한 달의 삶을 돌아보면서 기록을 남기는 것이 꽤 유익하다. 모든 유익한 것들이 그러하듯 습관을 잡기가 어렵지만 말이다. (아직 자발적으로 하기는 멀었다.) 하루를 돌아보고 한 달을 돌아보면서 확인하고 정리하는 의식은 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에게 더 추천한다. 돌아보면 별 것 없이 지난 것 같고 딱히 변한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 적어보면 소중해지고 특별해지는 마법에 걸린다. 내게 8월은 그렇듯 어느 여름날과 다르지 않은 에어컨 찾는, 애들 방학이 어서 끝나기를 바라는 여름이었다.



이 덥고 힘든 여름에 나는 왜 식단과 함께 운동에 빠져 있을까. 그래도 내 몸을 바꾸는 게 가장 쉽기 때문이다. 체력도 올리고 마음의 안정도 올리는데 운동만 한 게 없다. 7월에 이어 간헐적 단식도 진행 중이어서 8월도 어렵지 않게 식단을 유지하고 있다. 체력을 약간은 의식적으로 컨트롤하고 싶었다. 이전보다 너무 나빠지지 않을 정도. 그 정도를 하려면 지금이 어쩌면 골든 타임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로 인해 체지방이 줄고 있는 굿 사인과 함께 근육량을 올리는데 힘을 내 보려고 한다. 지금 운동을 멈추면 빠진 지방이 더 크게 자리 잡는다는 악담을 들으며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에 감사한다.



8월은 느긋하게 보내려고 했다. 사실 마음은 조급하다. 지금 해 내지 못하면 나는 더 뒤처질 것만 같은 두려움, 지금 결정하지 못하면 변화 없이 이렇게 살아야 하는 끝없는 생각들이 마음을 어지럽힌다. 이 와중에 느긋하려는 것은 어쩌면 게으름에 가까운지 모르겠다. 사실 느긋과 게으름 사이를 오가면서 보냈는지도. 그럼에도 지금을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빨리 애들이 자라면 좋겠지만 돌아보면 지금의 순간이 좋았고 얼마나 그리워하게 될지는 경험으로 충분히 느끼고 있다. 고등학생, 대학생을 키우는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들에 대한 걱정은 모양이 다르지 내용은 동일하다. 그럼 나는 애가 있다는 이유로 평생 걱정만 하고 살아야 하는가. 그러고 싶지는 않다. 걱정보다는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을 의식적으로 선택한다.



*8월의 책

도토리고전클럽에서 <빨강머리 앤>을 만났다. 그린 게이블과 매슈, 마릴라, 다이애나. 추억의 에이번리는 여전했지만 나는 자라서 마릴라의 나이가 되었다. 딸이 어렸을 적에 앤을 읽을 적이 있는데 이젠 딸도 앤보다 더 큰 언니라서 얘는 왜 이리 수다스럽니, 사고 뭉치니 하면서 중학생 특유의 시크한 피드백을 준다. 이번에 딸이랑 같이 읽어서 딸이 제시한 엉뚱한 측면으로 이야깃거리가 있었다. 이번엔 에이번리의 자연이 눈에 깊이 들어왔다. 늙었나 보다.


공진책에서 읽은 <멋진 신세계>는 도대체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충격과 생각할 포인트가 많았다. 사실 인트로만 보면 평소 나로서는 읽다 덮었을 것이다. 같이 읽는 멤버들이 조금 더 읽으면 읽을만하다는 조언으로 참고 읽었는데 그 지점까지 밀어붙이는 작가의 의도를 알 것 같을 정도로 훌륭했다. 과학보다는 문학 쪽에 가까운 사람으로 셰익스피어 인용은 짜릿했다.


*8월의 문장
"글쎄, 난 다이아몬드가 없어 평생 위안받지 못하더라도 나 아닌 다름 사람이 되긴 싫어."
"우리에게 앤은 하느님의 은총이었어. 스펜서 부인이 저지른 실수처럼 운 좋은 실 수는 없을 거야."
<빨간 머리 앤>
"Right here, right now. It's the best place to be." <The first state of being>


*8월의 공연, 전시, 영화, 드라마, 행사 : 8월엔 잠실 야구장 직관을 다녀왔고 승리요정이 되었다. 골든, 소다팝 열풍에 넷플릭스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았는데 이게 그렇게 전 세계가 열광할 일인가 싶었다. 물론 노래는 훌륭하고 좋았지만 시놉은 잘 모르겠다.


*8월의 포토
상단 이미지 (아들이 만든 수경정원)


*8월의 소비
살이 좀 빠져서 레깅스 사이즈 다운을 했다. 기분 좋게 레깅스 쇼핑을 했다. 으흐흐


*8월의 음식
아이들을 위해 뷔페(고메 스퀘어)를 갔는데 어른들도 맛있게 먹어서 놀랬다.

출처: 김신지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인용: 여름 작가님 브런치


1. 25년 나의 목표는? 재미있게 균형 잡힌 일상

2. 8월의 확언: 나는 내가 하는 일을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3. 지난 한 달간 내가 잘한 것은 무엇인가요? 운동, 느긋

4. 지난 한 달간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 역시나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요 몇 달 그러하다. 그래도 책을 읽는 시간을 확보하고 있으니 책을 읽고 나서 단상을 길게 기록하는 것으로 글을 확장해 보려고 한다.

5. 8월에 배우고 성장한 것은 무엇인가요? 조급해하는 마음과 상관없이 시간은 성장하게 한다.

6. 내게 기쁨과 만족을 주었던 건 무엇인가요? 운동하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즐거웠다.

7. 다가올 한 달은 어떻게 살아보고 싶으신가요? 여전히 운동과 식단 하면서 절약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것들을 찾아보고 싶다. (8월 동일),

출처: 웰니스 코칭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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