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회복되는 일상
그 밤을 지나, 나는 다시 쓰기 시작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했다.
그 계엄령은 다행히도 국회와 국민들의 즉각적인 반발로 몇 시간 만에 해제되었지만, 그 여파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나라는 금세 긴장과 분노로 얼어붙었고, 시민들은 거리로 나왔다.
누군가는 외쳤고, 누군가는 침묵했으며, 정치인과 시민, 이념과 이념, 친구와 친구 사이마저도 깊이 갈라졌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이러다 정말, 누군가 죽을지도 모른다. 내가, 우리 가족이, 내 친구들이, 사라질 수도 있다.’
생존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선명하게, 무겁게 다가온 건 처음이었다.
계엄령이 선포되던 그 밤, 나는 잠들 수 없었다.
휴대폰을 손에 쥔 채 거실을 서성였고, 유튜브에서는 반복해서 뉴스 속보가 흘러나왔다.
모든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밤이었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나는 그저 해제가 되길, 그리고 내일이 오길 기다렸다.
그러나 계엄령이 해제되고도 끝나지 않은 것이 있었다.
두려움이었다.
그 밤 이후 나는 자주 잠을 청했다. 너무 많이, 너무 오래.
잠드는 일이 유일하게 안전하게 느껴졌고, 깨어 있는 시간이 무의미하게만 느껴졌다.
하고 싶은 것도, 하고자 하는 마음도 사라졌다.
계획은 의미 없었고, 의욕은 죄책감 같았다.
그저 오늘 하루를 지나가는 데만 힘을 쏟았다.
삶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흘러가는 감각이 되었다.
그런데 2025년 4월 4일, 대통령 탄핵이 이루어졌다.
그 순간, 아주 조심스럽게 하나의 감정이 올라왔다.
‘이제, 조금은 다시 살아도 되는 걸까?’
그 후, 천천히 변화가 시작되었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즐거웠고, 봄꽃이 피었다는 소식에 마음이 반응했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아주 미세하게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어젯밤, 나는 오랜만에 밤을 새워 소설을 썼다.
이 밤은 이전의 그 밤과 너무나 달랐다.
그 밤엔 잠들 수 없었지만, 어젯밤엔 스스로 잠들지 않기로 했다.
그때는 해제가 되길 기다렸고, 이번엔 나 자신이 써내려갈 이야기를 기다렸다.
그 밤은 살아남기 위한 밤이었고, 이 밤은 살아내기 위한 밤이었다.
무의미함 속에서 잠으로 도망치던 내가, 이제는 의미를 향해 깨어 있는 시간을 선택했다.
무엇이 바뀌었는지는 정확히 말할 수 없다.
다만 나는 느낀다. 아주 오래 지속된 그 밤이, 이제 끝났다고.
그리고 나는 다시, 살아보고 싶다고.
여전히 우리의 혼란은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일상처럼 우리의 일상도 이전의 평화를 되찾게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