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내과 파견
의사 면허 유지를 위해 연간 연수평점을 채워야 한다. 학회 참여로 대부분의 평점을 채우게 되는데, 공중보건의사 시절에는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에서 주최하는 학회로 평점을 채워갔고, 인턴 때는 면제 대상으로 평점을 채울 필요가 없었다. 올해부터는 다시 평점을 이수해야 하는데, 코로나 창궐로 봄에 주최한 대한가정의학회 춘계학술대회를 온라인으로 대체하여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일 년에 큰 학회 한번 정도 참석하면 평점이 웬만해서 채워지긴 하는데, 교수님께서 미용 관련 학회에 무료 등록 가능하니 관심 있으면 가보라 하여 간 게 오늘이었다.
많은 가정의학과 선생님들이 비만이나 미용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는 것을 듣긴 했다. 하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너무 외적인 것에 치중하면 안 된다는 것을 들어서 그런지, 보이는 것에 많은 돈을 쏟게 하는 이 사업이 영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를 마냥 싫어할 수는 없기에 뭐라도 배우고 나서 입장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되기로 했으니 응당 배워야 하는 분야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솔직히 강의를 집중해서 들을 계획은 아니었던지라, 큼지막한 강의 몇 개만 듣고 집에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열정적인 선생님들의 강의를 듣다 보니, 덕분에 미용의학이 어떤 진료를 하게 되는지 그 틀 정도는 잡힌 것 같았다. 각종 레이저에 따른 피부 개선 정도, 사용해 볼 수 있는 보톡스나 필러들. 탈모에 관한 것들과 최신 수액 치료 지견들. 단순히 돈이 돼서 한다기보다 한 사람이 본인을 가꾸면서 누릴 수 있는 만족감과 행복, 그 정도의 장인정신과 열정으로 미용 진료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솔직히 나는 미의 명확한 기준이라는 것을 잘 몰라서 미용의학을 할 마음은 여전히 없다. 자신이 없다는 게 조금 더 맞는 표현일지. 그럼에도 내가 알지 못하는 분야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내가 정말 좋아라 하는 그런 분야를 찾게 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조금은 생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