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파견
오늘 또 한 명의 동기가 수련을 그만두기로 했다. 수련 초기에 꽤나 친하게 지내서 어떤 마음인지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그만둘지는 몰랐다. 3월에 수련을 시작할 때 정말 극적으로 10명의 정원이 채워진 거라 윗년차 선생님들과 교수님들이 다행으로 여기셨었는데, 벌써 절반 가까이 그만두게 되었다. 수련의 문제인지, 개인적인 문제인지.
가정의학과 모집 정원은 다른 과들보다 많은 편이다. 지금 있는 병원은 각 연차별 정원이 10명인데, 때에 따라 더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전에는 몇 안 되는 3년제여서 인기가 많았다고 하지만, 요즘은 다른 과더라도 수련 기간이 줄어들어 가정의학과 인기도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신기할 정도로 가정의학과에 수련을 받으러 온 사람들 중에 다른 과를 하다 오거나, 다른 과를 하고 싶었지만 잘 안 돼서 온 사람들이 꽤나 많다. 물론 가정의학과에 대한 열정으로 와서 즐겁게 수련을 받고 가는 분들도 있지만, 적어도 함께 시작한 동기들 중 절반은 각자 다른 과와 연이 있었다.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내과를 희망했지만 잘 안된 선생님들. 정형외과, 소아과를 하다 그만두고 온 선생님들.
오늘 그만두기로 한 친구는 이비인후과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많았지만, 결국 가정의학과를 오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연초에 들었었다. 아쉬움은 계속 있었다고 했는데, 요 근래에 그 마음이 터져 나오게 된 계기가 있었나 보다. 조금 돌아간다 해도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일과 삶의 만족감이 일치한다면, 그보다 더 큰 축복이 있으랴.
그래도 이렇게 하나둘씩 떠나는 것을 보고 있으니, 남아 있는 사람으로서 섭섭함을 매번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