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파견
당직실 문을 활짝 열고 병동으로 나오니, 스테이션에 계신 간호선생님이 화들짝 놀라셨다. 밤사이 아무 인기척이 없어서 당직실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셨다고. 전날 당직이었던 나는 시작과 함께 침대에 누워서 잘 수 있을 때 자야 한다는 마음으로 잠을 청했던 건데, 당직 시간 내내 단 하나의 연락도 없었던 것이었다.
애초에 입원 중인 환자가 많이 없던 것도 있었지만, 자잘한 연락조차 없던 것에 더해 응급실에도 산부인과 질환 관련 환자가 한 명도 오지 않았다.
이렇게나 내공이 좋은 날도 있다는 것이 오늘 하루를 꽤나 즐겁게 만들었다. 아마 더욱 중요한 것은 병원에서 일하는 것이, 의사로서 일하는 것이, 매일 같이 고생이고 고난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작은 희망을 받아서 그런 것 같았다.
언젠간 끝이 있을 거라는 희망. 매일이 고생스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믿음.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소망이 하루를 살아가는데 열정을 더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