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파견
특별히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한 친구와 시내에 있는 캠핑 장소로 가서 글램핑을 하고 왔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재밌을 것 같아서 급하게 한 자리를 예약하고, 마트에 가서 필요한 것들을 대충 사 와서 꽤나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불도 지펴서 이것저것 구워 먹고, 마지막에는 멍하니 불만 쳐다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내 잘 시간이 되었는데, 솔직히 너무나도 추워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새벽같이 자리를 빠져나오긴 했다.
한두 달 정도 연락을 이어오던 친구인데, 솔직히 나보다 한참 어려서 관계를 이어가도 되는 것인지 고민이 많이 되긴 했었다. 살아온 환경도 너무 다르고 공부하는 분야도 다르고. 하지만 내가 많이 바쁠 것에 대해 온전히 이해해 주는 말을 해준 적이 있었고, 그게 너무나도 고마웠다. 아마 그 말을 듣고나서부터 마음이 활짝 열린 것은 아니었는지.
물론 못 보는 것보다 만나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본인도 바쁘기 때문에 못 볼 때가 있어도 괜찮다는 말을 해준 것이었다. 근데 그 말이 나의 상황에 대해 이해준 다는 것을 넘어 나라는 사람 자체로서 괜찮다는 말로 들려서 어딘가 위로가 많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혹 못난 모습을 보여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그 확신. 그 마음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존감, 불안감. 관계 가운데서 느끼는 이런 감정들이 어렸을 때 부모와의 관계에 따라 형성되는 모습이 다르다고 한다. 어렸을 때 무슨 특별한 트라우마가 생각나진 않지만, 어머니가 고생했던 시간들이 나의 불안정함이 된 건 아닐지 생각정도는 해봤다.
그래도 과거는 과거고, 내 커리어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도 가꾸어가는 시간을 가질 필요는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