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파견
자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병원 당직실과 배정받은 병원 기숙사 생활을 오가며 지내고 있었다. 현재로서 남아있는 동기 남자 전공의는 나 포함 3명이었는데, 한 명은 결혼을 하여 신혼집 생활 중이었다. 그래서 다른 전공의와 기숙사 방을 같이 쓰면 되었지만, 배정받은 기숙사가 워낙 작아서 따로 원룸을 구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1년에 4개월은 다른 병원으로 파견을 가고, 동기 전공의 역시 파견 갈 때가 있으니 그땐 기숙사를 혼자 사용할 수 있었기에 몇 달은 그냥 병원 당직실 생활을 해왔던 것이었다.
이번 달 역시도 병원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이제는 남아 있는 전공의들이 많이 없어서 의국에서조차 혼자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날들이 많아졌다. 게다가 보릿고개 기간도 더해져 윗년차 선생님들도 안 계시기에 어딘가 훤해진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그나마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러 공용 샤워실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지만, 코드 블루 방송 때문에 새벽에 종종 깨곤 하여 당직이 아닌데도 잠을 설칠 때가 종종 있다는 단점도 있었다.
창 밖을 보면 겨울이 진작에 찾아온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텅 빈 병원에 홀로 있는 느낌이 들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