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 - 03.03

가정의학과 파견

by 그라스데오

뇌경색이 발생하여 응급실로 환자가 오게 되었다. 신경과에서 급성기 치료를 마치고 재활 치료를 위해 재활의학과나 재활이 가능한 병의원으로 전원하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해당 환자가 시행한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것이었다.


올해부터 코로나 병동에 대한 개편이 진행되어 가정의학과도 코로나 환자들을 보게 되었다. 물론 경증 환자 위주로 보게 되었는데, 앞서 말한 뇌경색 환자가 본과로 전과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뇌경색이라 하면 당연히 신경과에서 해당 환자의 신경 기능을 평가하고, 항혈전제나 항응고제를 적절히 사용하여 경과를 관찰하여야 하는데, 말 그래도 가정의학과 코로나병동으로 던지고 간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신경과 말로는 특별히 할 것이 없으니 코로나 격리를 위해 전과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기본적인 관리 처방조차도 진행하지 않았다.


환자를 위해서라도 재활의학과에 필요한 처방들을 의뢰하니, 본인들 업무 범위가 아니라며 환자 기록조차 보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폭탄 돌리기 마냥 환자들을 이리저리 넘기는 그런 대학병원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내 눈앞에 펼쳐지니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현 파견 병원이 유독 그런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고 인계를 받긴 했지만, 실제로 경험하고 나니, 내 불편함보다 환자에게 과연 이게 올바른 행동인지 의문이 들었다.


해당 환자를 보고 간 신경과 전공의와 재활의학과 전공의들이 결코 다른 곳에서도 이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저 전공의라서, 너무 바빠서 그랬던 것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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