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파견
가정의학과 교수님 외래 진료에 참관하여 진료 및 처방 보조를 하는 것이 수련 과정 중 일부이다. 짧은 시간에 너무나도 많은 환자들이 내원하기 때문에 자주 피곤하지만, 그 짧은 진료 시간 가운데에서도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결코 대충 흘려보내면 안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특히나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교수님께서 자주 사용하시는 생약들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생약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일반 약품처럼 화학 성분에 따라 가공되어 생성되는 약이 아닌, 분자구조적 인공적 변화를 거치지 않고 만들어지는 약을 말한다. 한약이랑의 차별점을 둔다면 성분에 따른 함량이 정확하게 정해져 나온다는 것 정도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당 교수님께서 특히나 이런 약제를 자주 사용하시는 이유는 기능의학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물질들을 통해 조금 더 자연스러운 몸의 변화 과정을 도우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것 같다.
의학의 세계는 여전히 방대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렇게 대학병원에 있어야지 최신 의학에 대해 그나마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같다. 이곳을 떠난다면 직접 찾아서 공부를 해야 할 텐데 일을 하면서 공부까지 같이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과연 대학병원에 남아서 일을 하는 것이 적성에 맞을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여전히 2년 정도 수련 과정이 남았지만, 대부분의 선배들은 어딘가 수련이 끝나면 무엇을 할지 꽤나 확실한 마음들이 있어 보였다.
교직원으로 남는다는 것. 진료도 보고, 수련과정을 돕고, 연구까지 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그래도 대학병원의 시스템 아래 많은 편리함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존재하는 정치싸움과 전공의들끼리 말하는 "지인의학과"의 부담. 결국 큰 병원이기 더 많은 사람들과 공존하여 일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1년 차 초기에 말했던 것만큼 과에 대한 불신이 더 이상 활활 타오르고 있지 않긴 하다. 그렇다고 뿌듯하게 수련을 받는 것은 아닌 것이, 이후의 삶에 대해 준비를 잘해주고 있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외래에서 최대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악착같이 배워야 하는 부담을 느끼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