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파견
아무래도 코로나 기간이었어서 인턴 때부터 회식 자리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애초에 회식을 좋아하지 않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작은 회식자리가 생겼고, 1년 차로서 갈 수밖에 없어 참여하게 되었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서 회식에 대한 부담이 항상 있었는데, 다행히 참여한 전공의 선생님들이 다 편한 선생님들이어서 회만 잔뜩 먹고 나왔다. 각 연차별로 전공의 선생님 한 명씩, 그리고 해당 병원 출신 가정의학과 교수님들 몇 분이 오셨고, 특별히 무거운 이야기 없이 편한 그런 식사 자리 정도였다.
마무리되어 갈 무렵, 과장 교수님께서 환자의 총괄 보호자 같은 마음으로 진료를 이어가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셨다. 전공의로서 총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기에, 그렇게까지 심도 있는 마음으로 환자를 돌보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진심을 다해 챙겨주라고.
의료인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내심 많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마음속 어딘가 있었다. 돈과 명예, 그리고 여자들로부터의 인기. 어릴 때부터 완벽한 신랑감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기에, 적당히 좋은 직업이 될 거라는 생각도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 화려함이나 멋은 전혀 없었다. 전공의라서 그럴 수 있겠지만 돈과 명예 역시도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 인기도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람을 만날 시간조차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너무 지쳐서 잠을 챙기기 바빴다.
그런데 그런 사사로운 바람들을 넘어 한 사람의 보호자가 되어, 건강을 책임지는 자아를 형성하면 좋겠다는 그 말이 유독 강하게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그런 알람소리와도 같이. 가정의학과에 대한 자부심은 눈곱만큼 없었는데, 조금은 생길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잔잔하게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