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즐거우면 나도 좋다

그녀들의 파티

by 이앨

내가 일하는 편의점은 도심에서 떨어진 변두리에 있다.
마을이 크지 않고 작은 공장들이 많은 곳이다.
그곳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편의점을 자주 이용한다.

오늘은 앳된 여자 손님 두 명이 왔다.
이것저것 물건을 고르는 동안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계속 까르르 웃음소리가 난다.
무슨 좋은 일이 있나 싶어 귀가 솔깃해졌다.

알아들을 수는 없는데도 그녀들의 웃음에 나도 덩달아 마음이 달떠 빙그르르 한다.


한 참 후에 바구니 세 개 가득히 과자, 냉동 만두,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을 담아 왔다.
재밌는 파티가 열리는 모양이다.

어색한 우리말로

“봉투 주세요, 얼마예요?”

하는데 내가 빨리 알아듣지 못해 머뭇거렸는데도 별 일없다는 듯이 생글생글 거렸다.
계산을 하다 보니 2+1 아이스크림이 두 개만 계산대에 올려져 있었다.
하나 더 가져오면 된다는 어설픈 나의 영어를 찰떡같이 알아듣고는

"오! 감사합니다!"

한껏 방긋거리며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활짝 열고 다시 가져왔다.
양손 가득 봉지를 들고 편의점을 나서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너무 신나 보여 무슨 파티인지 내가 다 궁금했다.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를 넘어 ‘나라를 떠나’ 먼 곳 이곳 외진 공장에서 일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말을 이만큼 하는 것을 보면 금방 온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긴 시간 어려움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예쁘게 웃는 얼굴들을 보고 있으니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일하느라 고된 어느 날 중에 오늘은 즐거운 날인가 보다.
그녀들의 오늘 밤이 유쾌하고 행복한 날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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