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을 찾고싶다.
사랑에 빠지면 누구든지 눈이 머나보다. 지하철 타면 정말 다양한 사람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하철 속 러브러브. 씬1.
등반은 사랑을 타고.
주말에 북적이는 중앙선. 어느 역에서 커다란 가방을 맨 등산객들이 우르르 탄다. 땀냄새, 막걸리냄새, 흥분된 목소리와 함께. 이미 여행객이 많은 지하철은 자리가 없고 이들은 바로 바닦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여기서는 튀는 행동이 아니다. 거의 모든 등반객이 취해있으므로. 그리고 들리는 콧소리~ "오빠, 나랑 한 잔만 더 하고 가자. 나 원래 조신한 여자였어. " 구수한 막걸리 향기와 함께 사랑도 등반한다.
지하철 속 러브러브. 씬2.
사랑의 장애.
토라진 여자와 함께 탄 남자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이 역에 맛있는 집 있는데, 저 역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멋진데. 달래려는건지 뭔지 야릇한 냄새가 풍겼다. 외박을 겨우 허락 받았다는 여자. 회사에 뻥치고 나왔다는 남자. 꽤 나이차도 있어보이고 비장애인과 다른 모습에 승객들에게 눈길을 끌긴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해도 이야기가 통하는지 역시 사랑엔 장애가 없어 보였다. 남자는 여자를 끝내 설득했는지 승리의 미소를 지었고 여자는 부끄러운 듯 남자의 어깨를 툭툭 친다. 곧 이들은 내려 좋은 곳으로 가기위한 계획을 세운다.
바라보며...
연애를 하면 아무래도 본능에 충실하게 되는 것 같다. 그 본능이 남성의 지배성, 여성의 순종성을 자극하는지... 뭔가.. 아무래도.. 당연히~! 평소와는 참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이슈화 되고 있는 남성성, 여성성을 생각하며 무엇이 성역할에 충실한건지.. 엇갈리는 주장속에. 성역할이 필요하냐, 인간 자체로서 그대로는 바라볼 수 없는 것인가 끝임없이 고민했지만, 역시 사랑 앞에서는 그 이성적인 판단이 스르르 무너지는 것 같다.
사실 그것이 더 순수해 보이기도 한다.
사회적 입장, 심리적 입장, 각 입장마다, 속해있는 역할마다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사랑만큼은 순수하게 바라보고 싶다. 사랑하면 뇌가 바보가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서로 지배하려고 하는 싸움이 지속되기도 하지만..
그 처음의 순수함이 변하지 않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