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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공간 Jan 21. 2017

2014년 봄부터

평화를 찾기까지


언제부턴가, 아니 기질적으로 화가 많지만, 화가 표출되는 시점이 아마 2014년 봄부터가 아닐까 합니다. 한명까지, 끝까지 돌보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고, 사건은 계속 미궁속이고,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을 우선해야 할 임무를.. 그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에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싸움
무엇을 희망하고 살아야 할까. 꼬이고 꼬인 이 세상에 내가 뭘 한다고 될까. 여길 뜨는 것이 답일까? 내 조국, 내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왜 내가 떠나. 그들이 떠나게 해야지. 꽤 싸움을 잘 하는 집안 내력 덕분에 싸울 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먹고 살아야 하는 싸움부터 해야했습니다.

1주기 도보순례
안산부터 광화문까지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걸으면 변할까? 무엇을 위해 걷는 걸까? 유가족분들의 이야기, 외침이 생각보다 다가오지 않는건 왜일까... 아직은 남일이었나봅니다.

촛불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뭔가 풀리는 기분. 그래. 그동안 왜 기분이 나빴는지 알게 됩니다. 무시당한 기분. 국민을, 나를 어떻게 본걸까. 똥으로 봤나. 아니 똥으로도 안본 것 같아 기분이 무척 나쁩니다. 본 때를 보여줘야 합니다.

팽목항 가기 전
사실, 팽목항을 가는 과정이 그리 순수하진 않았습니다. 새해는 가족과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그 정도의 여유는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아빠가 도와주었습니다. 싸웠거든요. 보기싫어, 갈 곳이 없어 팽목항을 가게 됩니다.

팽목항 자정에 뜬 별
어두운 바다에 목탁소리, 빨간 등대 불빛이 반깁니다. 생각보다 따뜻하고 조용한 바다. 조용히 기도하는 우리들... 저기 멀리서 촛불을 든 사람들이 다가옵니다. 자정에 맞추어 미수습 가족분들이 옵니다. 은화어머니의 담담한 이야기가 가슴을 울려 모두가 조용히 진정한 위로를 보냅니다. ‘집에 가고 싶어요.’ 유가족이 되지 못하고 그냥 이렇게 가족을 잃어버릴까. 진실이 그냥 묻혀 버릴까 가슴이 저리고 애가 타 녹은, 새해를 보내지 못하고 2014년 4월 16일에 머물러버린 가족들. 쏟아지는 별아래 쉬지 않고 울리는 목탁소리와 함께 밤을 보냅니다.

새해 팽목항 그리고 공동체
참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조용히 뜻을 같이 하고 다짐을 하는 모습에서 빛이 났습니다. 세찬 파도로 한번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는 팽목항 바다는 이날 따뜻하고 조용했습니다. 좋은 징조라 희망하던 미수습자 가족들 얼굴이 선합니다. 이날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동안의 오만한 마음을 무너뜨리는 단순한 행동. ‘함께하자.’ 혼자인게 편한 세상에 공동체의 힘을 빌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고름을 잘 도려내어 새살이 나도록 온 국민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저도 조금씩 동참하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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